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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구온난화로 '느리지만 세력 강한' 태풍 등장, '솔릭'은 예고편?

    - "초겨울에도 태풍 걱정해야 할지도" '슈퍼태풍' 사정권에 든 한반도

    편집국|2018-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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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3일 오전 서울 동작구 기상청 국가기상센터에서 예보관들이 태풍 솔릭 경로를 확인하고 있다.

    ‘슈퍼 태풍의 예고장?’. 기상학자들이 태풍(19호) ‘솔릭’을 지켜보며 이같은 우려를 표하고 있다. ‘슈퍼 태풍’은 중심 근 최대 풍속이 초속 67m 이상인 태풍을 말한다. 달리는 열차를 탈선시킬 수 있는 위력을 지녔다. 한반도를 지나고 있는 ‘솔릭’의 최대 풍속이 초당 약 40m. 이론적으로는 슈퍼 태풍은 아니지만 이동 속도·규모, 환경 측면에서 언제든 중형급 이상으로 발달할 잠재력이 있는 ‘강한 태풍’이라는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지구 온난화로 태풍이 점점 강해지고 있는 추세”라며 “앞으로 루사급(2002년)·매미급(2003년) 이상의 슈퍼 태풍이 한반도에 상륙할 가능성이 얼마든지 있다”고 경고한다.

    ◇느려터진 육중한 태풍 “지구온난화로 역할 상실한 탓”=이번 태풍이 위협적인 건 느리고 강하기 때문이다. 보통 한반도를 지나는 중형급 이상 태풍의 이동 속도가 시속 30~40km라면, 솔릭은 23일 오후 기준 현재 시속 10km 이하의 속도로 움직였다.

    ‘느리지만 세력이 강한’ 태풍의 등장은 지구 온난화와 관련 있다는 게 과학자들의 진단이다. 가령, 지구 온난화로 해수 온도가 상승하면서 더 많은 수증기를 머금게 된 태풍이 덩치가 커져 움직임이 둔해졌다는 분석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기온이 1℃씩 오를 때마다 대기 중 수분 증가량은 약 7~10%씩 상승한다. 태풍의 이동이 느려진 만큼 내륙에 머무는 시간도 이전보다 길어져 더 많은 비를 쏟아붓는다. 이는 해안 침수 및 홍수 피해로 이어진다.

    사실 태풍의 서행화는 수십년에 걸쳐 진행돼왔다. 미국국립해양대기청(NOAA)이 1949~2016년 사이 발생한 태풍 7585건에 대한 인공위성 자료 등을 분석한 결과, 한반도가 위치한 북태평양 서쪽 지역의 태풍 이동 속도는 20% 가량 느려졌다. 지역별로 비교하면 최고치다. 태풍 피해가 동남아시아에 집중되는 이유다. 호주가 속한 남서태평양 지역은 15% 정도 속도가 느려졌고, 북대서양(6%), 북동태평양(4%), 서인도양(4%) 등 나머지 지역에서도 느려진 것으로 조사됐다.

    문일주 제주대 태풍연구센터 센터장은 “저위도의 열 에너지를 극지방 등 고위도로 옮겨 에너지 균형을 맞추는 것이 태풍의 역할”이라며 “지구온난화로 저위도와 고위도 간 에너지 격차를 현격히 줄면서 태풍이 제 역할을 못하게 돼 일어난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솔릭의 이동과 관련해 ‘제트기류(고도 8~18㎞ 상공에서 부는 강한 편서풍)’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있다. 태풍이 서해 상에서 내륙으로 통과하면서 제트기류를 타고 빠르게 한반도를 빠져나가는 데, 솔릭의 경우 제트기류가 당초 위도보다 북쪽에 있어 그 효과를 보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일각에선 빠르게 북상 중인 제20호 태풍 ‘시마론’과 ‘후지와라 효과’를 미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주장도 있다. 후지와라 효과란 인접한 두 태풍이 서로에게 영향을 미쳐 경로가 바뀌거나, 세력이 강해지는 현상을 일컫는다. 현재 후자와라 효과로 ‘시마론’이 초대형 태풍이 될 수 있다는 예측도 제기됐으나 그 확률은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제19호 태풍 솔릭이 한반도를 향해 북상중인 23일 제주 서귀포시 남원읍 위미항 동방파제 공사장에서 보수·보강재용 석자재가 파도에 휩쓸려 유실돼 있다.2018.8.23/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제19호 태풍 솔릭이 한반도를 향해 북상중인 23일 제주 서귀포시 남원읍 위미항 동방파제 공사장에서 보수·보강재용 석자재가 파도에 휩쓸려 유실돼 있다.2018.8.23/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반도, ‘슈퍼 태풍’ 사정권 들다=기상학자들은 이번 솔릭을 시작으로 ‘태풍의 길목’에 위치한 한반도에 앞으로 더 강한 태풍들이 몰려올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한다. 제주대 태풍연구센터가 발표한 ‘북서태평양 슈퍼 태풍 발생 빈도’ 조사결과도 한반도 슈퍼 태풍 발생 가능성에 힘을 실어준다. 이에 따르면 1975~1992년 사이 연평균 2.9회에서 1993~2012년 연평균 4.4회로 늘었다. 또 슈퍼태풍의 최고 북상 위도를 보면 북위 28도에서 34도로 6도 북상했다. 한반도는 북위 33~43도에 위치해 있다.

    반기성 케이웨더 예보센터 센터장은 “지구온난화로 전세계 해수 온도가 상승하면서 미래에는 태풍 ‘하이옌’(순간최대풍속 379km/h)처럼 초강력 슈퍼 태풍이 더욱 잦아질 것”이라며 “태풍이 찾아오는 시기도 점차 늦어져 초겨울에도 태풍을 걱정해야 할 상황이 올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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