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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가 잊었던 ‘쓰레기 이야기’포럼

    - 지구와사람, ‘생태 전문 포럼’ 개최···김승진 박사 “쓰레기, 처리 아닌 격리되는 것”

    편집국|2019-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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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업화 이후 인류 최대의 골칫덩이는 아마도 쓰레기일 것이다.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다. 자주 보지 않고 되뇌지 않으면 잊어버린다. 반드시 기억해야 할 진실 중 우리가 잊고 있는 것은 없을까. 쓰레기야말로 망각의 필연적인 귀결이다.

    김승진 박사는 최근 포럼 지구와사람 주최로 열린 ‘생태 전문 포럼’에서 “쓰레기는 처리되는 것이 아니라 격리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김 박사는 ‘폐기물의 정치학’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그는 “산업화 이후 인간이 인위적으로 만들어 낸 플라스틱을 비롯해 수많은 물질이 처리되지 못한 채 그대로 지구에 쌓이고 있다”고 말했다.

    “지구의 입장에서 보면 인간의 생산물은 ‘지구가 알지 못하는 일’이다. 그러나 우리는 지구가 모르는 것을 너무나 많이 만들었다.”

    ▲ 김승진 박사는 최근 포럼 지구와사람 주최로 열린 ‘생태 전문 포럼’에 참석했다. 

    인간은 지구의 역사에 견주어 보면 근래 나타난 생물에 불과하다. 이런 인간과 지구의 관계는 두 번 달라진다. 약 1만년 전 수렵·채집에서 농경으로 전환한 게 첫 번째이고, 두 번째는 산업화다.

    문제는 산업화 이후 인간의 생산능력이 급격히 향상된 데 있다. 김 박사는 “화석연료를 사용하면서 인간의 생산능력은 필요 이상으로 향상됐고, 생산량은 너무도 늘어났다”고 말했다.

    예컨대 산업화 이전 담배 생산량은 1분당 5개비였지만, 본격적인 산업화로 접어들면서 생산량은 점차 늘어 현재 1분당 2만개비 이상을 만들 수 있다. 이는 비단 담배만의 얘기가 아니다. 우리가 먹고, 쓰고, 입는 모든 것에 해당한다.

    “쓰레기는 없어지지 않는다. 계속 쌓이는 것이다. 지구는 해결방법을 모른다. 인간은 더더욱 모른다.”

    ▲ 김승진 박사가 ‘폐기물의 정치학’이라는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그렇다면 어젯밤 버린 쓰레기는 어디로 사라졌단 말인가. 쓰레기는 사라지지 않는다. 눈에 안 보이게 어디론가 빠르게 보내진다. 이처럼 무모한 방법이 현재 우리가 폐기물을 ‘처리’하는 유일한 방법이다.

    김 박사는 “우리는 현재로선 쓰레기를 완벽히 처리하는 방법을 모른다”며 “그저 쌓아두고 묻어둘 뿐”이라고 말했다. 현대의 쓰레기 처리 인프라는 빠른 격리와 비가시화라는 것이다,

    약 100년 전 뉴욕은 쓰레기로 신음했다. 넘쳐나는 쓰레기 때문에 전염병이 돌았다. 그러면서 공중보건이 중요해지고, 쓰레기 처리 문제에 직면하게 됐다. 마치 미세플라스틱과 미세먼지, 쓰레기 불법투기 등 현재 상황과 오버랩 되는 대목이다.

    당시 뉴욕에서는 쓰레기를 바다에 투기했다. 합법적인 방법이었다. 그러나 인간은 대량생산과 과잉소비의 시대에 적응하면서 더욱더 많은 물건을 만들어냈다. 김 박사는 “쓰레기는 생태적 처리 용량을 초과할 만큼 늘었고, 폐기물을 순환할 수 있는 생태적 방식은 불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폐기물 격리의 한계도 언급했다. 예컨대 만년 이상 안전하게 보관해야 하는 고준위핵폐기물은 ‘인간 단위 시간’을 넘어서기 때문에 격리하는 게 불가능하다. 양과 관련된 문제도 있다. 최근 국내 곳곳에 발견된 ‘쓰레기 산’이 발생한 이유는 격리 장소가 부족해서다.

    “지난해 쓰레기 대란을 떠올려보자. 우리는 눈에 안 보인다는 단순한 이유로 쓰레기 문제를 인식하지 못한다. 문제가 터졌을 때나 인식하게 된다.”

    ▲ 폐기물 방지 프로그램 <자료출처=EU>  

    김 박사는 지난해 플라스틱 쓰레기 대란에 대해 “우리가 재활용된다고 믿었던 것들이 사실상 버려졌다”며 “재활용은 대안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원천적으로 플라스틱 쓰레기를 만들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유럽연합(EU)이 제시한 폐기물 방지 프로그램을 인용하며 “원천적으로 폐기물을 발생시키지 말아야 한다”며 “만약 발생시켰다면 우선 재사용을, 그다음 재활용을, 또 버려지는 것 중에서도 끝까지 회복시킬 수 있는 것은 회복하고, 마지막으로 격리를 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순서가 매우 간단해 보이지만, 사실 복잡하고 어려운 일”이라며 “플라스틱 소비량 자체를 줄이는 것은 물론, 화석연료에 의존하는 생산 시스템 전반을 최대한 빠르게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에게 쓰레기는 망각의 대상이다. 눈에 보이지 않아서 평소에는 문제를 인식하지 못한다. 하지만 쓰레기는 없어지지 않았고, 어딘가 쌓여있다. 이제 폐기물량은 너무나 많아서 생태학적으로 순환되지 않을뿐더러 우리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쓰레기 문제는 한 번의 인식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이러한 일이 왜 생겼을까 묻고, 근본적인 원인을 논의해야 비로소 쓰레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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