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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기 온실가스 열총량, 원자폭탄 40만개와 같다”

    - 한국환경한림원·국회기후변화포럼, ‘기후재앙 폭염 극복’ 방안 모색

    편집국|2019-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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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14차 환경정책심포지엄이 ‘기후재앙 폭염, 어떻게 극복하나’를 주제로 30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렸다. 

    “전 세계 200여개 국가가 기후전쟁의 소용돌이에 빠져 있다.”

    오재호 부경대학교 명예교수는 5월29일 한국환경한림원·국회기후변화포럼 공동 주최로 열린 ‘제14차 환경정책심포지엄-심각해지는 기후재앙 폭염, 어떻게 극복하나’에서 이같이 밝혔다.

    오 교수는 미국의 한 연구 보고서를 인용하며 “올해 지구 평균 기온이 역대 1~4위로 높을 확률은 95%”라고 말했다. 극심한 폭염을 기록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살인적인 더위가 이어진다는 전망이다.

    ▲ 오재호 부경대학교 명예교수  

    오 교수에 따르면 현재 지구에 축적된 온실가스 열량은 전 세계 75억명이 각각 20개의 전기주전자로 바닷물을 끓이는 것과 같다. 또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 히로시마에 떨어뜨린 원자폭탄 40만개를 매일 떨어뜨리는 것과 같은 수준이라고 전했다.

    지구온난화는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의 증가 때문이다. 전 세계 과학자는 이산화탄소 농도가 450ppm을 넘으면 지구 평균기온이 산업화 이전보다 2℃ 이상 상승할 것으로 예상한다. 그러나 현재 이산화탄소 농도는 400ppm을 넘어 불확실 영역(350~450ppm)에 들어섰다.

    국제사회는 이러한 상황을 심각하게 인식하고 기후변화 대응에 대한 적극적인 노력을 제기하고 있다. 그러나 구체적인 대응 방안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기후변화가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기 때문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최근 공개한 ‘글로벌 에너지 이산화탄소 실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탄소 배출량은 전년보다 1.7% 늘어난 331억톤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오 교수는 “세계는 지금 기후와의 전쟁을 치르고 있다”며 “우리 대신 싸워줄 어벤져스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국제사회의 노력에 손뼉만 쳤을 뿐 현실적인 대책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기후변화를 이야기할 땐 에너지를 줄여야 하고, 스마트 시대를 이야기할 땐 에너지를 늘려야 한다고 주장한다”며 “정부의 일관성 없는 정책은 기후변화에 대한 대응 전략 자체가 없다는 말과 같다”고 지적했다.

    폭염과 사망률의 상관관계도 언급됐다. 오 교수는 지난해 국내 대학 공동 연구팀의 연구 결과를 인용하며 “기온이 29.2℃에서 30.2℃로 상승하면 사망위험은 15.9% 증가한다”고 말했다. 이어 “더욱 심각한 문제는 전 세계적으로 물을 공급할 수 없는 대도시가 늘고 있다”며 경각심을 일깨웠다.

    오 교수는 폭염을 극복하기 위해선 민관 협치형 폭염 대응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고령화 지역 등 폭염에 의한 인명피해가 예상되는 지역 대상으로 지능형 기술 실증도시(리빙랩, Living Lab)를 선정하고, 취약계층이 분포하는 공동체 시설(노인정, 어린이집, 운동장, 공원 등)에 휴대용 기상 측정기(PWS)를 설치해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지역 주민의 휴대용 PWS와 야외 공동체 시설에 설치된 PWS의 데이터를 수집해 온열지수를 계산하자는 의견을 냈다.

    ▲ 정해관 성균관대학교 의과대학 교수  

    정해관 성균관대학교 의과대학 교수 역시 “폭염은 미세먼지보다 건강에 심각한 악영향을 끼친다”며 “심혈관·뇌혈관 질환을 가진 환자에게 폭염은 치명적”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인체는 항상성을 유지하려 많은 일을 하므로 미세한 온도 변화에도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는다”며 “폭염 후 부고 소식이 늘어나는 건 항상성 유지에 실패하면서 초과 사망이 증가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정 교수는 “온도가 30℃에서 35℃로 올라가면 사망자 수가 치솟는다”며 “-10℃에서 20℃ 중후반까지는 온도가 증가해도 사망자 수에 변화가 거의 없지만, 이후 구간에서 사망자는 급격하게 증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실제 폭염이 기승을 부렸던 1994년 7월과 8월 사망자 수가 크게 늘었다.

    폭염을 비롯한 기후변화로 국민들이 2050년까지 감당해야 할 누적건강비용이 100조원을 돌파할 것이란 분석도 나왔다.

    정 교수에 따르면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지 않고 현재 추세로 계속해서 배출할 경우(RCP 8.5) 2050년까지 기후변화로 인한 누적건강비용은 101조4000억원이다. 2030년까지 38조3000억원, 2020년까지는 16조2000억원 수준이다.

    정 교수는 “기후변화는 고령화의 문제와 겹치므로 우리가 치러야 하는 비용과 희생은 폭발적으로 늘어날 수밖에 없다”며 보다 근본적인 접근을 촉구했다.

    ▲ 채여라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수요자 중심 맞춤형 폭염 대응의 필요성도 제기됐다. 채여라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폭염 영향은 기온과 비례하는 것이 아니라, 기상·사회·경제·환경적 요인의 복합 함수”라며 “지역·연령·소득·직업·공간 특성에 따른 온도 및 영향 차이를 고려해 폭염 특보를 발령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실제 ‘대프리카’라 불리는 대구는 높은 기온에도 불구하고 폭염으로 인한 인명피해는 대체로 적은 편이다. 이는 지역, 연령, 직업, 공간 등 다양한 요소가 복합적으로 영향을 끼쳤기 때문이다.

    ▲ 이창석 서울여자대학교 생명환경공학과 교수 

    폭염이 가져오는 생태적 현상도 언급됐다. 이창석 서울여자대학교 생명환경공학과 교수는 폭염으로 인해 “광합성을 통해 이산화탄소를 흡수해야 할 식물이 도리어 이산화탄소를 방출한다”며 “강수량과 증발량 사이에 관계가 역전되면서 수분수지 균형이 붕괴하고, 증발량 증가로 토양 수분함량이 감소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식물은 더운 몸을 식혀보려고 증산작용을 무리하게 진행하다 체내 수분이 고갈돼 고사 위기에 놓인다”며 “아산 고대 도시림과 도시조경지의 대규모 식물이 고사하면서 숲의 존립이 위협을 당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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