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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기의 생태계 회복 없인 탄소중립 없다

    - 현실은 생태계 회복·보전 위한 과학적 관리 부재, 이대로면 탈탄소 불투명

    편집국|2020-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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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탄소중립 추진 국면에서 더욱 강조되는 건 자연의 복원이다. (사진출처=경기도) 

    “산림, 해양 탄소흡수원 늘린다”는 정부, 2050 탄소중립 추진 전략에 포함

    탄소중립 이행의 정책적 윤곽이 나왔다. 정부가 지난 12월7일 부처 합동 ‘2050 탄소중립 추진전략’을 발표하면서다. 에너지 전환 기술 마련에 더해 ‘농림·해양 생태계의 탄소 흡수원 확충’이 전략으로 포함됐고, 내년엔 자연보전 예산도 26% 늘린다(8317억원 편성). 하지만 관련 전문가들은 ‘생태적 가뭄’, ‘모니터링 취약’ 등 기대보다 현재의 우려에 무게를 싣는다. 생물다양성과 기후위기를 여전히 따로 놓고 본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생태계 보전, 탄소중립의 열쇠

    정부는 오는 2025년까지 국내에 총 25개의 도시생태공간을 만든다. 도로 때문에 단절된 추풍령 일대 생태축은 복원시킨다. 야생동물 수출입 검역체계도 손질해 수입과 검역, 유통까지 전과정을 관리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동물원수족관법과 자연환경보전법도 보완한다.

    중요한 건 이 같은 변화가 정말 탄소 흡수의 증가로 이어질 수 있을지 여부다. 흡수원 확충에 더해 기존 흡수량의 저하도 막아야 하는 문제다.

    산림녹지는 광합성을 통해 이산화탄소를 흡수시키고 탄소 형태로 저장하는 일종의 ‘온실가스 저장고’ 역할을 한다. 바람이 지나는 통로가 되고 물을 순환시키는 생태적 기능은 홍수와 토사유출을 막기도 한다. 활발한 조림사업과 보전이 필요한 이유다.

    앞서 고산지대 주요 칩엽수 가운데 하나인 구상나무가 말라 죽어간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한라산과 지리산 등 주요 서식지에서의 진행속도가 특히 두드러졌다. 무엇보다 고사되기 시작되면 다시 회복되지 않는다는 심각성이 있다.

    서재철 녹색연합 전문위원은 ‘위기의 생태계’를 주제로 12월8일 열린 환경리더스포럼에서 이 문제를 짚었다. 서 전문위원은 “진행 중인 것들은 다 사라진다고 보면 된다”라며 “이곳의 다음 생태계는 어떻게 될지에 대한 정책적 연구가 필요한 단계에 있다”고 경고했다.

    생태계 위기의 징후는 이미 다양하다. 2020 기후변화백서에 따르면, 아열대 종인 ‘큰남방제비나방’이 2016년 제주에서 발견됐다. 서식지 분포 변화의 증거다. 마찬가지로 아열대 기후에서나 볼 수 있었던 ‘푸른날개팔색조’ 등의 새들도 제주와 통영, 부산 등지에서 지속적으로 보고되고 있다. 잎이 열리는 개엽과 철새 도래 또한 빨라지는 추세다.

    “산림 탄소흡수, 점점 낮아질 것”

    국립산림과학원은 2020년 우리나라 산림에서의 이산화탄소 흡수량을 4527만톤으로 집계했다. 2017년 국내 총 온실가스배출량 약 7억톤의 6.5%에 해당하는 양이다. 그러나 흡수량은 지속적으로 낮아져 오는 2050년 1437만톤까지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탄소중립을 산림에서 흡수한 만큼만 배출할 수 있다는 관점에서 따지면, 2050년에는 1437만톤 이하를 배출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정부가 ‘생태계 흡수원 확충’을 탄소중립 추진 전략에 넣을 수밖에 없던 배경이다.

    ▲ 말라 죽어가는 지리산 구상나무 (사진출처=녹색연합) 

    지속적인 모니터링 및 정보 공유, 생물다양성·기후위기 대응 정책 함께 가야

    하지만 태양광·풍력·수소라는 에너지체계 전환의 관심과 집중에 비해 생태계 회복과 보전에는 오류가 가득하다는 지적이다. 서재철 전문위원은 “이제는 기후위기 적응을 위한 생물다양성의 차원으로 봐야 한다. 환경부의 자연보전정책과 기후정책이 따로 가선 안 되는 이유”라고 지적했다.

    그는 “생태계 복원을 위한 핵심은 변화를 파악하고 원인을 규명할 수 있는 모니터링이다. 정부의 가용 가능한 연구기관들이 현장에 가서 살피고, 그 정보를 국민들과 꾸준히 공유할 수 있는 체계가 자리잡혀야 위기에 적응해 갈 수 있는 여지가 생긴다”고 강조했다.

    모니터링에서 나온 축적데이터와 실험의 과정은 과학적 규명의 단초가 된다. 정책적 대응으로 이어지기까지 활발한 R&D가 장기간 뒷받침돼야 할 당위성과도 맞물린다. 문제는 과거부터 현재까지 이 분야의 전망은 밝지 않다는 점이다.

    이우균 고려대학교 교수는 “국내는 특히 동식물과 곤충 등 생태계 전반의 분류학 분야에 있어서 거의 불모지나 다름없다”며 “몇몇 연구도 국지적으로 한정돼 장기적인 모니터링과 연구를 위한 기반이 사실상 없다”고 꼬집었다.

    현실은 모니터링 없는 ‘생태적 가뭄’

    이는 한결같은 투자와 관심이 요구될 생태계 회복과 보전 정책을 펼 수 있는 가장 기초적인 부재와도 다르지 않다. 도시에 생태공간을 만들고 생태통로를 연결해 탄소 흡수원을 확충한다는 정부의 계획에 장밋빛 전망만을 내놓을 수 없는 이유다.

    물론 성과도 있다. 국립생태원에 따르면 경부고속도로 추풍령 구간에 생태통로가 만들어지면서 멸종위기인 수달과 담비, 삵의 출현이 목격됐고 새들의 횡단 횟수도 2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전사회적 문제인 기후위기 대응을 정부 몫으로만 볼 수도 없다. 시민들 역시 모니터링에 참여하고 연구할 수 있는 ‘시민과학’이 강조된다. 더 나아가 대학기관과의 시너지도 기대해 볼 수 있지만, 그 총괄은 결국 정부가 할 수밖에 없다.

    과거 2009년 스웨덴 연구기관 Stockholm Resilience Center(SRC)는 생물다양성 훼손과 질소순환에 대한 인간간섭, 기후변화 등 이 3가지 문제가 ‘안전경계선 밖으로 벗어났다’고 경고했다. 언제든 예측 불가한 위험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창석 서울여자대학교 교수는 지금의 생태계 위기에 대해 “국토의 균형발전이라는 명목으로 행해졌던 이전의 행위들은 생태적 관점에서는 국토의 파편화와 다름없었다”라며 “모니터링도 제대로 되지 않는 생태적 가뭄이 이대로 계속된다면, 생태계는 절대 지속가능해질 수 없다. 환경정책의 기본은 생태학에 있다”고 조언했다.

    국립산림과학원은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지정 국제 멸종위기종인 구상나무 고사의 원인을 ‘고산지역의 특성과 기후변화의 복합적 작용’이라고 밝히고, 보전 방안을 찾고 있다. 다만 얼마나 책임있는 보전이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정작 환경부의 멸종위기종 리스트엔 빠져있기 때문이다.

    ▲ 지난 12월8일 온라인으로 열린 환경리더스포럼에서는 탄소흡수원인 생태계의 지속가능을 위한 현재의 한계들이 지적됐다. (사진출처=한국환경한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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