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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로 백두대간 아고산대 생태계 멸종 위기 - 남한 3대 아고산대 생태계 한라산‧지리산‧설악산 떼죽음 본격화
  • 기사등록 2021-09-15 22:5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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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리산 천왕봉 /사진제공=녹색연합



기후위기로 백두대간과 국립공원 아고산대의 식물들이 사라지고 있다. 구상나무, 가문비나무 등은 멸종이 가시화 되고 있다. 이와 함께 잣나무, 주목, 소나무 전나무 등도 기후스트레스로 추정되는 고사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

2021년 여름 한반도의 백두대간 생태축의 아고산의 식물들(구상나무, 가문비나무, 분비나무 등)이 작년부터 빠른 속도로 고사되고 있는 것으로 관찰됐다.

2013년 한라산 아고산대 구상나무의 집단 고사가 알려졌다. 녹색연합은 2016년에 지리산 구상나무 설악산 분비나무 고사를 발표했으며 2020년 지리산, 덕유산, 계방산 등에서 진행되는 가문비 집단고사를 보고했다.

올해는 백두대간 생태축을 중심으로 광범위한 기후 스트레스로 인해 침엽수의 쇠퇴가 나타나고 있다. 2010년 이후 가장 광범위하게 아고산대 보호수목들이 죽어가고 있다.

특히 지리산 구상나무는 2020년 봄부터 한라산을 능가할 정도로 집단고사가 가속화 되고 있다. 지리산 정상봉인 천왕봉과 인접 중봉 일대는 최고 90%까지 고사가 진행되고 있다.

설악산 정상인 대청봉 주변도 분비나무의 고사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중청봉에서 대청봉까지의 탐방로 주변에서는 건강한 분비나무는 찾아볼 수 없다.

잣나무, 주목, 눈측백나무, 눈향나무 등도 모두 기후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백두대간의 소백산, 태백산, 오대산 등도 분비나무의 집단고사와 함께 주목, 잣나무 등의 기후스트레스에 의한 고사가 동일하게 나타나고 있다.

2021년 8월 현재 백두대간과 국립공원 아고산대의 생태계는 급속히 변화하고 있다. 기후위기로 인한 식물, 특히 침엽수가 빠른 속도로 죽어가고 있다. 백두대간 생태축이 기후위기의 직격탄을 맞고 있는 양상이다.

기후위기는 생물다양성 위기로 이어진다. 2021년 여름 한반도 비무장지대 이남의 아고산대가 거대한 변화에 들어서고 있다.

한반도 생태계의 중추인 백두대간 생태축이 기후위기의 영향으로 곳곳에서 종이 사라지고 떼죽음을 맞고 있다. 기후위기 시대 백두대간 생태축을 관리하고 보전하는 대책이 시급하다.

지리산 구상나무 떼죽음

지리산 구상나무의 고사가 가장 극심하다. 정상봉인 천왕봉-중봉의 떼죽음 뚜렷하게 확인되고 있다.

지리산 정상 천왕봉의 대표적인 탐방로인 중산리 코스는 거대한 고사목 전시장으로 변해가고 있다. 특히 구상나무와 가문비나무는 탐방로 주변에서 붉게 물들어서 죽어가는 개체들이 즐비하다.

구상나무와 가문비나무 고사목이 본격적으로 나타나는 곳은 중산리에서 천왕봉으로 이어지는 탐방로의 법계사 위부터다.

천왕봉과 가까운 해발 1500m 위에는 구상나무가 대부분이 죽어있다. 특히 천왕봉 아래 구조쉼터부터 능선과 사면을 걸쳐서 대부분의 구상나무와 가문비나무가 죽어 있다.

지리산 천왕봉을 비롯해 반야봉 등지에서 멀쩡한 구상나무는 거의 없다. 하봉 남동사면의 집단고사도 심각한 상황이다. 사면 전체가 죽어 있어 앞으로 어떤 변화가 일어날 것인지 관찰이 필요하다.

해발 1900m에서 1700m사이에도 떼죽음이 가속화되고 있다. 지난 3월부터 8월까지 관찰한 결과 북사면이나 남사면 등과 관계 없이 고사가 진행 중이다.

고사목은 과거에 죽은 것과 최근 죽은 것이 구분된다. 잎의 색깔에 따라서 형태가 달라지는데 모니터링 과정에서 최근에도 고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것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지리산 아고산대 생태계가 기후위기로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있다. 2019년까지 한라산 구상나무의 고사가 광범위하게 이뤄졌으나 2020년을 정점으로 지리산의 구상나무의 고사가 더 심각한 것으로 관찰된다.

          지리산중봉 /사진제공=녹색연합


위기의 덕유산

덕유산 구상나무의 고사는 향적봉 정상 주변 곳곳에서 나타난다. 향적봉 일대 구상나무가 대부분 고사가 진행 중이며 구상나무의 대경목들도 마찬가지다.

덕유산 정상 향적봉부터 덕유 삼거리까지 주능선 탐방로에서 관찰되는 구상나무는 대부분 죽어 있거나 기후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

덕유산은 과거 무주리조트 스키장을 개발하기 위한 정상 일대를 훼손했으며 스키장 주변 구상나무의 고사는 더욱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1600m가 넘는 고도임에도 아고산대의 구상나무와 가문비나무는 개체수가 적은 편이다. 앞으로 지금과 같은 고사 속도라면 덕유산의 구상나무와 가문비나무는 백두대간의 다른 아고산대보다 빠르게 사라질 가능성이 높다.

            덕유산의 고사 중인 분비나무 /사진제공=녹색연합



소백산 주목 기후스트레스 뚜렷

백산은 주목의 기후스트레스가 뚜렷하다. 소백산 비로봉에는 주목의 천연기념물 군락지가 있다. 그러나 잎 다발 중 갈색으로 변하면서 누렇게 떠 있는 것이 곳곳에서 확인된다.

소백산 비로봉 일대 주목을 관찰한 결과 약 80% 가량이 기후스트레스가 시작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 잎이 다 떨어져서 죽은 주목도 흔하게 관찰되며 주목의 기후스트레스는 태백산, 오대산, 설악산 등에서도 모두 관찰됐다

주목의 고사는 올해부터 관찰되었으며 구상나무나 분비나무처럼 집단고사 될 경우 백두대간 아고산대 생태계서 침엽수는 멸종될 가능성이 높다. 기후위기가 생물다양성 위기로 본격화하고 있다는 적신호다.

태백산 분비나무 고사

태산 정상 천제단을 중심으로 백두대간을 따라서 이어지는 능선에서 분비나무와 주목의 고사가 빠른 속도로 이뤄지고 있다. 천제단을 중심으로 주능선의 아고산대 침엽수 중 건강한 침엽수는 거의 없다.

탐방로에서 보이는 분비나무의 가지 끝 잎들도 층층의 가지마다 갈색이나 붉은색으로 타들어가고 있다 잎의 변색은 아고산대 침엽수 고사 말기의 증상이다.

또한, 분비나무가 뿌리 뽑혀 죽은 모습뿐만 아니라 잎의 변색과 탈색도 본격화되고 있다. 어린 나무들도 잎이 갈색과 붉은색으로 타들어가고 있는 것이 관찰됐으며 병해충에 걸린 침엽수처럼 잎 모둠 사이사이에 변색이 분명하게 나타나고 있다.

이제 태백산에서도 건강한 분비나무는 찾아보기 힘들다. 수관부의 가지와 잎이 멀쩡하고 녹색의 푸른 잎을 유지하는 분비나무가 거의 없다. 잎의 변색은 침엽수 고사의 마지막 단계로 가는 신호다.

분비나무는 구상나무와 같은 전나무속으로 같은 형제다. 생태적 생리적 특성이 거의 비슷하다. 태백산 분비나무의 치수가 고사하는 상황은 지리산과 한라산의 구상나무 복원에도 여러 가지 시사점을 던져 준다.

          백두대간 함백산 전나무 거목 고사 모니터링 /사진제공=녹색연합


오대산 주능선의 분비나무

오대산 주능선의 분비나무가 빠르게 고사되고 있다. 10~15m 가량의 키 큰 분비나무는 대부분 수관부 잎 마디마디가 붉게 타들어 가거나 갈색을 띠며 잎이 떨어지고 있다.

오대산 분비나무는 극심한 기후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두로봉부터 비로봉까지 주능선에 보이는 분비나무는 대부분 잎이 붉게 물들어 가거나 갈색으로 변색 및 탈색 되고 있다.

마치 소나무재선충병에 감염된 소나무 잎처럼 갈색과 붉은색으로 변하고 있다. 이는 소나무과 전나무속의 구상나무, 분비나무, 전나무 등이 고사로 접어들 때 나타나는 증상과 동일하다.

아고산대에 사는 침엽수는 이와 같이 잎의 변색과 탈색 등의 스트레스가 나타나기 시작하면 건강한 모습으로 회복되지 못하고 대부분 고사로 이어진다.

빠르면 6개월에서 길게는 2년에 걸쳐서 죽어간다. 문제는 이런 증상이 오대산 주능선 1300m 위의 분비나무에서 광범위하게 나타난다는 점이다.

            오대산 두로봉 분비나무 /사진제공=녹색연합



오대산 비로봉 정상에서 동쪽으로 1km 가량 떨어진 주목 군락지는 개체들 마다 주목 수관부의 잎이 노란색으로 물들기 시작하면서 붉은색과 갈색으로 변해가고 있다.

고사가 시작된 것이다. 주목이 이렇게 집단적으로 기후위기 스트레스를 띠기 시작한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주목은 지금까지는 기후변화 취약종 정도로 관심 대상이었다. 그러나 2021년 2월부터 주목도 수관부의 잎이 변색과 탈색되기 시작했으며 두로봉으로 이어지는 탐방로에서 쉽게 관찰된다. 주목의 고사 징후는 소백산부터 태백산, 오대산, 설악산 등에서 나타나고 있다.

분비나무의 경우 키가 5~6m 이상 되는 것은 모두 죽었거나 죽어가고 있으며 어린 개체들도 잎이 타들어가거나 탈색 변색 등의 스트레스 징후를 보인다.

6개월에서 2년 사이 기간에 걸쳐서 죽어 가는 것으로 관찰되었으며 잣나무도 잎이 타들어가거나 쓰러진 개체들이 다수 나타났다.

          오대산 아고산대 집단 고사 /사진제공=녹색연합


설악산 대청봉의 떼죽음

설악산 아고산대의 주요 침엽수종인 분비나무 잣나무 주목 등이 기후스트레스로 고사가 나타나고 있다.

설악산에서 건강한 분비나무는 찾아보기 어렵다. 한계령부터 끝청봉 중청봉을 거쳐서 정상봉인 대청봉까지 분비나무는 대부분 고사됐거나 기후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주요 능선부에서 잣나무의 고사도 관찰됐다.

주목도 기후스트레스로 잎이 노랗게 변하거나 갈색으로 변하고 있다. 침엽수 잎의 변색과 탈색 그리고 잎 떨어짐 등이 나타나고 있으며 분비나무는 멀쩡한 개체를 확인할 수 없었다. 탐방로에서 관찰되는 개체 중 스트레스를 받지 않은 건강한 개체는 드물다.

설악산 분비나무는 대청봉-중청봉-끝청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에서 어린 개체들까지 줄기를 중심으로 하단부 가지 중단부가지 상단부 가지 모두 잎의 변색이 나타난다.

아고산대 침엽수의 경우 잎의 변색 탈색 떨어짐이 시작되면 부분적인 경우라 하더라도 정상적인 건강한 개체로 회복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설악산 대청본 고사 /사진제공=녹색연합


대부분 고사가 이어지며 백두대간 아고산대에서 지난 10년 동안 고산침엽수의 고사 과정에서 관찰된 모습이다.

끝청 일대의 아고산대에서도 분비나무 잣나무 주목 눈측백나무 등의 고사가 나타난다. 특히 분비나무 고사목이 많이 관찰됐으며 고사목 이외에도 대부분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설악산 아고산대 침엽수의 집단고사는 대청봉-중청봉 능선에서 천불동으로 내려가는 사면부에 집중적으로 관찰된다. 중청대피소 천불동사면 산사태 발생지역 양쪽 사면 고사가 광범위하게 나타난다. 대청봉에서 오색사면 1700m~1400까지도 곳곳에 분비나무, 잣나무 등의 고사가 나타난다.

집단고사 지역에는 몇 년 전에 죽은 것으로 추정되는 고사목도 즐비하다. 중청대피소에서 대청봉으로 오르는 탐방로에서 보면 분비나무 어린 개체들의 기후 스트레스도 심각한 양상이다. 한계령과 대청봉 사이의 분비나무는 극히 일부를 제외하고는 모두 잎의 변색 탈색 징후가 관찰됐다.

          설악산 대청봉 고사 /사진제공=녹색연합


백두대간 생태축 기후위기 대책

녹색연합은 “정부는 백두대간 생태축에서 나타나는 아고산대 생태계 변화를 기후위기의 적신호로 인식하고 대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지금 죽어가고 있는 상황에 대해 실태 파악부터 본격적으로 해야 한다는 것이다.

백두대간보호구역의 아고산대에서 서식하는 침엽수의 주요 고사 현황을 정밀 파악하고 생물다양성 위기 차원에서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백두대간보호구역의 아고산대에 서식하는 구상나무, 분비나무, 가문비나무, 주목, 잣나무 등의 고사 실태를 전수조사 해야 할 필요성에 제기된다.

표준점 중심의 모니터링이 아닌 고사목과 고사실태를 바탕으로 한 전수모니터링을 필요한 상황이다.

고사목과 고사 진행 두 가지에 대한 공간정보화 작업도 필요하다. 기후위기 적응은 재해재난 대책과 생물다양성 대책으로 집약된다. 백두대간 생태축의 침엽수 집단고사는 곧 생물다양성 위기다.

        백두대간 함백산 전나무 고사현장 모니터링 /사진제공=녹색연합


백두대간 생태축의 아고산대 침엽수는 멸종의 본격적인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 기후위기가 생물다양성 위기로 이어지는 생생한 현장이다.

기후위기 적응은 생물다양성이 핵심 의제 중 하나다. 생물다양성 위기는 실태와 현황부터 정밀하게 파악하는 기본적인 접근 방법이다.

녹색연합은 “백두대간 아고산대 침엽수의 멸종 위기를 직시하고 지금까지 현장에서 벌어지는 실태를 빅데이터로 구축해 장기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2021년 8월 현재 백두대간에서 나타나는 아고산대 침엽수의 집단고사는 한반도 침엽수의 미래를 예고하는 징후다. 적어도 앞으로 침엽수 전반에 걸쳐 광범위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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