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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탄소중립 관건은 에너지효율 - 에너지 수입 의존도 94%, 효율은 OECD 최하위 수준
  • 기사등록 2021-12-12 14: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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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럽연합과 한국의 정부 및 업계 대표들이 에너지 효율 향상 및 에너지 효율

         시장 확대 방안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사진제공=기후솔루션


파리협약 이행 및 탄소중립 달성이라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전력부문의 온실가스 감축에 대한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유럽연합과 한국의 정부 및 업계 대표들이 에너지 효율 향상 및 에너지 효율 시장 확대 방안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지난 9일 기후솔루션, 김성환 의원실, 주한 유럽연합 대사관은 서울 여의도 글래드 호텔에서 세미나 ‘한국-EU 에너지효율 시장 확대 협력’을 개최했다.

한국과 유럽연합이 탄소중립을 추구함에 따라 양측 전문가들은 세미나에서 한-유럽연합 파트너십 구축을 기반으로 한국의 에너지효율 시장 확대를 위한 방안을 모색했다.

김성환 의원은 개회사에서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에너지를 절감하고 꼭 필요한 에너지의 경우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이 필요함을 강조하고 국회에서도 여러 에너지 다이어트 방안에 대해 제도적으로 열심히 뒷받침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말을 전했다

존 보거츠 주한 유럽연합 부대사는 축사를 통해 에너지 부문의 기후위기 대응은 기후위기 문제 해결에 핵심이며, 이러한 대응을 가속하기 위해서 에너지 사용 효율 또한 높여야 한다고 했다.

기조발표에서 유럽연합 집행위원회 DG 에너지 소속 에디타 노왁이 ‘핏 포 55(Fit For 55) 입법 패키지’를 중심으로 에너지 효율 시장과 산업의 역할에 대해 발표했다.

노왁은 ‘핏 포 55 입법 패키지’에는 14개의 입법안이 포함돼 있으며, 그 중 ‘에너지효율 지침(Energy Efficiency Directive)’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핏 포 55에 대해 발표 중인 EU 집행위원회 에디타 노왁

이 에너지효율 지침은 최종적으로 1차 에너지 소비의 39% 감축과 에너지 효율 우선 원칙의 강화 등의 내용을 담고 있으며, 에너지 취약층의 권리를 보호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노왁은 에너지효율 지침 개정서에는 실제 에너지 사용량에 따라서 에너지 관리 시스템을 의무적으로 도입해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고, 에너지 감사를 진행하고 해당 결과를 공개해 투자 결정에 활용하고자 한다고 말하며, 에너지 효율 시장 및 산업의 역할을 강조했다.

                       좌장으로 참여한 법률사무소 이이 구민회 변호사

석유‧전력 소비 세계 7위 수준

두번째 발표에서는 한국에너지공단 수요정책실 정책총괄팀 이강훈 팀장이 국내 에너지효율 노력 및 정책 추진 방향에 관한 발표를 했다.

한국은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약 94%, 석유 소비와 전력 소비 모두 세계 7위를 기록하는 에너지 다소비 국가다.

한국의 에너지 효율은 조금씩 개선되는 추세지만, 산업, 건물, 수송 부문에서 에너지 소비가 증가하면서 국가 에너지 이용의 효율 수준을 알아보는 지표로 활용되는 에너지원단위(총에너지/GDP)가 OECD 국가 중 최하위 수준(2019년 기준 36개국 중 33위)이라고 이 팀장은 지적했다.

이 팀장은 에너지효율 증진을 위해서 단계별 시책이 산업 부문에서는 ▷에너지 낭비 요인 파악 ▷에너지 절감 유인 ▷절약시설 투자 지원 순으로, 건물 부문에서는 ▷절약형 건물 설계 유도 ▷고효율건물 보급 확산 ▷건물 에너지 성능 최적화 순으로, 수송 부문에서는 ▷자동차 연비 향상 ▷고효율 차량·타이어 보급 확산 ▷환경친화적 자동차 보급 확산 순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종에너지 소비와 에너지원단위 감축 등 중장기적인 정책 목표 달성을 위해서 에너지절감 유망 투자사업에 지원 강화, 다소비 분야별 투자시장 창출, 지자체 중심의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해 현장 맞춤형 에너지효율 개선 지원 등 8가지 과제를 추진해야 한다고 이 팀장은 설명했다.

                   발표 중인 한국에너지공단 이강훈 팀장 /사진제공=기후솔루션

스위스, 입찰과 경매 적극 활용

스위스 연방 에너지청 커트 비상 박사는 세 번째 발표에서 스위스의 ‘에너지 효율 텐더(입찰)’ 프로그램의 경험과 전망을 공유했다.

인구 약 860만명에 무역, 금융, 제약, 시계, 관광을 주요 산업으로 보유한 스위스는 건물, 수송, 산업 부문에서 환경 관련 규제, 온실가스 부담금 책정, 거래제 시행, 효율 개선에 대한 인센티브 제공 등의 방식을 적용해 에너지 효율 개선을 꾀하고 있다.

이러한 정책으로 2010년부터 2020년까지 매년 스위스 총 전력소비의 1.4%(약 22만 개 가구의 전력 소비량)를 절감하는 목표를 세웠다.

스위스는 이러한 에너지 효율 목표 달성을 위해서 입찰과 경매를 적극 활용했다. 스위스는 에너지 효율과 관련된 기술 도입 과정에서 보조금을 주는 모델 대신 입찰과 경매 모델을 적용한 것인데, 이 과정에서 기존 보조금 제도 대비 33%의 공적 자금을 절감하는 효과 등 여러 효과를 거뒀다.

스위스의 ‘에너지 효율 텐더 프로그램’은 2022년부터 상시 프로젝트 입찰 및 1개월 이내 평가를 진행해 입찰 기업의 유연성을 높일 예정이다.

                스위스 에너지효율 텐더 프로그램 발표 중인 커트 비상 박사 

                 (사진제공=기후솔루션)

뒷전으로 밀려난 에너지 효율

이어지는 토론에서 한국EMS협회 박병훈 사무총장은 산업과 건물 부문에서 적용되는 에너지관리시스템(Energy Management System) 기술은 여러 분야에 접목되어 활용이 가능하지만, 이를 운영하고 관리할 수 있는 전문인력이 부족한 문제가 있다며, 에너지 효율 기술 및 시스템을 관리하는 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협회에서 전문인력 양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발언 중인 한국EMS협회 박병훈 사무총장

기후솔루션 권경락 이사는 현 정부의 온실가스 감축 선언은 많이 나오고 있지만, 이러한 정책에서 에너지 효율이 강조되지 않고 있음을 꼬집었다.

또한 에너지효율은 정부의 입장에서도 기업의 입장에서도 후순위라며, 정부가 취할 수 있는 방법은 규제와 지원이지만 현재 규제와 지원 모두 낮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미 있는 규제들을 활용해서 기업들의 변화를 이끌어내야 하며 규제수준, 지원수준 등 정부의 에너지 효율 관련된 계획을 검토하고 수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토론 중인 기후솔루션 권경락 이사

댄포스 코리아 전략영업부 장정호 이사는 우리사회는 기후변화 문제를 마주하고 있고, 전 세계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여러 정책을 펴고 있지만 뚜렷한 성과는 나오고 있지 않은 상황이라며, 댄포스는 기존 버스를 개조해서 전기 버스로 사용하거나, 기존의 배를 전동 선박으로 전환하는 등 기존의 것을 활용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나아가 장정호 이사는 이러한 프로젝트가 모빌리티뿐 아니라 빌딩 부문으로 확대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에너지 효율을 향상하기 위해 새로운 무엇인가를 만드는 것이 아닌, 기존의 시스템, 설비를 이용해서 에너지 효율을 높일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토론 중인 댄포스 코리아 장정호 이사


우원엠엔이 황동곤 연구소장은 우리나라의 에너지 사용 진단 정책이 에너지 사용 절감으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며, 에너지 관리 시스템 구축만 해놓고 관리가 잘되지 않은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해외의 우수사례를 한국 실정에 맞추어 협력하고, 제도를 운영한 뒤에 사후평가를 통해 효과 분석을 진행할 것을 당부했다.

                              토론 중인 우원엠엔이 황동곤 연구소장

이알엠코리아 김주윤 선임 컨설턴트는 건물의 에너지 사용량 중 대부분을 기존 건물이 차지하고 있어, 기존 건물의 에너지 절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재 공공건물을 대상으로 그린 리모델링 진행 중이지만, 그린 리모델링은 공사 관리 미진, 평가 방법 부적합, 도면 업데이트 미흡이라는 문제를 가져 이에 대한 규제 강화로 문제 해결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토론 중인 이알엠코리아 김주윤 선임 컨설턴트

김 선임 컨설턴트는 이러한 문제 해결 이후 정부 차원에서 민간 건물의 그린 리모델링 참여를 독려해줄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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