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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백민 부경대학교 환경대기과학과 교수

인류는 늘 이산화탄소를 늘 마시며 살아왔다. 평균적으로 우리가 한번 숨을 들이쉴 때 마시는 공기에는 약 0.04%의 이산화탄소가 섞여 있다. 가령 숨을 한번 들이마셨을 때 공기 분자 100만개가 들어왔다고 하면 그중 4개는 이산화탄소 분자라는 얘기다.산업혁명 이전 수십만년 동안 인류가 마시던 공기의 이산화탄소 농도는 공기 분자 100만개당 약 2개에서 3개 수준이었다는 걸 생각하면 평균 농도 기준으로는 1개 정도 늘어난 셈이다.

이 정도의 변화가 세상을 위기로 몰아넣고 있다고 생각하니 참 아이러니하다. 기후변화가 인간 때문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회의론이 생길 법도 하다. 그러나 분명한 사실은 이 미미한 양의 증가가 지구의 온도를 바꿔 놓고 기후위기를 초래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영국 옥스퍼드대학의 로르 잔나 교수는 산업혁명 이후 인간이 온실효과로 얼마나 지구를 데워 왔는지 계산해 보았다. 그 결과 인간 활동에 의한 온실효과로 지구가 지금까지 받은 에너지의 총량은 1021줄(J)이 넘어서고 있으며, 이는 산업혁명 이후 원자폭탄이 1초에 약 4개 수준으로 터져야만 얻어낼 수 있는 정도의 에너지양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결국 지구는 이 막대한 에너지로 인해 산업혁명 이후 평균 온도가 약 1℃ 정도 상승했던 것이다.

그런데 만약, 우리 지구에 바다가 없었다면 지구의 온도는 얼마나 올라갔을까?

필자의 추측으로는 적어도 10℃ 이상은 상승했을 것으로 본다. 바닷물이 열을 흡수하는 능력은 대기에 비해 약 1000배가량 크기 때문에 바다가 없는 지구를 상상하는 것은 그 결과가 끔찍할 정도이다. 지금까지 바다는 인간이 초래한 온실효과로 지구 밖으로 빠져나가지 못하는 에너지 대부분을 흡수해 줬고, 미처 흡수하지 못하고 남은 약 2%의 에너지만이 우리 지구 표면의 온도를 상승시키고 있다는 점을 우리는 잊어서는 안 된다.


인류가 배출하는 온실기체 흡수,

자연의 천연공기 필터 역할 ‘바다’

연안 수온 및 해수면 상승 대책 시급

바다 중심의 체계화된 기후변화 연구 필요


그뿐만 아니라 바다는 인류가 연간 배출하는 온실기체 500억 톤의 약 1/4 정도를 직접적으로 흡수해 줬다. 즉 바다는 자연의 천연 공기 필터인 셈이다. 이토록 중요한 바다임에도 그동안 기후변화 이슈에 있어서 바다를 이해하고 보존하려는 노력을 크게 하지 않았다. 우리가 바다를 어떻게 대하느냐에 따라 기후변화의 양상이 달라질 수도 있는데도 말이다.

우리나라는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다. 바다와 밀접한 관계를 지닌 나라라서 바다에 문제가 생기면 피해가 고스란히 돌아오는 것은 당연한 이치이다. 특히 우리나라 연안에서의 수온 상승과 해수면 상승은 전 지구 평균에 비해 훨씬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어, 이에 대한 대책이 절실한 상황이다. 육상의 기후변화 대응의 경우, 시행 중인 기후변화 적응정책 등에 따라 어느 정도 방향을 잡아 나가고 있다고 보인다.

실제로 2020년 정부가 발간한 제3차 기후변화 적응정책의 대부분 내용은 육상에서의 기후변화 피해 저감 및 적응정책에 관한 내용으로 채워져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 바다를 중심으로 한 기후변화에 관해서는 아직 조사도 부족하고, 바다의 미래 변화 양상을 가늠하게 해주는 컴퓨터 시뮬레이션 결과도 그 정확성이 매우 부족하다. 우리의 바다를 이해하기 위한 노력이 더 필요한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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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2-03-21 07:2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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