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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으로 원유 대체? 수거·선별부터 결론내야 - 폐플라스틱 급증, 열분해 통한 ‘화학적 재활용’ 해법 부각 - 품질 유지 불투명, 미흡한 유해성 관리로 안전 담보 한계
  • 기사등록 2022-06-22 02: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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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는 ‘재활용을 통한 순환경제 완성’을 국정과제로 삼고 있다.


폐플라스틱 열분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버려진 플라스틱에 열을 가해 다양한 화합물로 재생산하는 ‘화학적 재활용’으로 주목받고 있다. 석유화학 대체물질 확보에 대한 기대감도 크다.

새 정부 국정과제인 ‘재활용을 통한 순환경제 완성’의 대안으로 여겨지며 제도적 초점은 열분해 활성화에 맞춰지고 있다.

먼저 입지적 규제를 풀었다. 환경부는 ‘폐기물처리시설 설치촉진 및 주변지역지원 등에 관한 법률(폐기물시설촉진법) 시행령’을 바꿔 매립시설 부지에 열분해시설을 세울 수 있는 근거를 만들었다.

재활용 유형을 명시한 폐기물관리법 시행규칙에는 ‘열분해를 통한 석유 또는 석유화학제품의 원료물질 제조’가 추가될 예정이다.

열분해는 무산소 또는 산소가 거의 희박한 조건에서 직·간접 가열(300∼800℃)을 통해 폐플라스틱을 가스, 오일 등으로 분해하는 과정이다.

앞서 환경부는 코로나 이후 플라스틱 발생량 증가에 따른 폐플라스틱의 안정적 처리와 재활용 고도화를 강조했다.

그 대안으로 폐플라스틱 열분해유를 석유화학제품의 원료로 재활용하는데 필요한 법적 기준을 완비했다고 밝혔다. 열분해유가 납사 및 경유 등 석유화학 공정의 원료로 재활용될 수 있는 기반이 중요하다고 발표했다.

‘열분해유’로 순환경제 대비

하지만 열분해가 순환경제 구축의 충분한 효과로 작용할지는 알 수 없다. 순환경제는 자원의 지속가능한 관리와 사용, 저탄소 경제, 탄소중립으로의 공정 전환 등이 아우러진 개념이다.

조지혜 한국환경연구원(KEI) 자원순환연구실장은 ▷폐플라스틱 수급 및 분리선별 ▷열분해 시설 및 입지 기준 ▷온실가스 배출 저감 인정 등을 화두로 꼽았다.

조 실장은 16일 (사)한국열환경공학회(회장 오세천)가 주최한 춘계학술대회에서 “폐플라스틱의 품질 향상을 위해 수거·선별 시스템이 개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열분해유(油)를 정제 등 고품질화 시킬 수 있는 기술 뿐만 아니라 안전을 고려한 입지기준도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투입되는 폐플라스틱의 품질은 열분해유의 품질 및 수율과 직결된다. 열분해를 통한 화학적 재활용이 떠오른 데는 원유 플라스틱과 유사한 재활용을 구현할 수 있다는 기대치가 반영됐다. 열분해유의 시장성이 그만큼 높아져야 가능한 일이다.

입지 과정의 변수도 있다. 악취·소음, 유해성 등을 이유로 지역 민원에 부딪칠 경우 시장 공략은 커녕 후퇴를 반복하며 길을 잃을 수 있다.

조 실장은 “열분해로 나온 원료를 지역 수요기업 등에 적정가격으로 공급하기 위한 관건은 수송거리 최소화”라며 “열분해 시설이 지역의 산업단지, 농공단지 등에 입지할 수 있어야 하지만 인허가 과정의 사회적 합의가 수반된다”고 설명했다.

폐기물을 다루는 특성상 시설 자체의 환경 및 안전 문제도 따져야 한다. 명확한 기준 마련과 교육이 필요한 과정이다. 그러나 폐기물에 대한 유해성 관리는 미흡한 실정이다.

“폐기물 유해성 정보 신뢰 못 해”

환경부는 폭발성, 인화성, 자연발화성, 금수성(물과의 반응성), 산화성, 용출독성, 부식성 등으로 폐기물의 유해성을 나누고 있다. 지정폐기물이나 금수성폐기물을 배출할 땐 유해성 정보를 의무적으로 제출토록 하고 있다. 문제는 정보의 신뢰도가 매우 떨어진다는 것이다.

    (사)한국열환경공학회는 지난 16일 학술대회를 열고 폐플라스틱 관련 현안을 점검했다.

윤영삼 국립환경과학원 과장은 “지금 있는 유해성 분류 기준만 정확히 관리돼도 폐기물 관리 과정에서 터지는 사고 가운데 80~90%는 줄을 것”이라면서도 “실질적인 유해성을 판단하기 힘들다는 게 맹점”이라고 밝혔다.

윤 과장은 이날 학술대회에서 폐기물 유해성 관리의 현주소를 말했다. 그는 “폐기물 유해성에 대한 실측 자료 확보가 매우 미흡하다”며 “정보자료 작성을 의무화시켰다고 해도 실제 작성의 근거는 실험을 토대로 나온 정확한 데이터가 아닌, 있는 자료를 가지고 만드는 수준에 그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폐기물은 다양한 화학물로 이뤄진 만큼 유용성과 유해성을 동시에 지니고 있다”면서 “유해성을 제거하고 유용하게 이용하려면 그 폐기물이 가진 유해 특성 정보부터 제대로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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