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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로만 ‘탈석탄’, 거꾸로 가는 국민연금 - 화석연료 의존 높은 한전 지분 늘리기 추진
  • 기사등록 2022-07-02 03:3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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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전의 화석연료 의존 리스크는 이미 몇년 전부터 해외 금융권으로부터 예고됐다.


국민연금이 탈석탄 선언을 하고도 오랫동안 구체적인 석탄 배제 기준을 공개하지 않는 가운데 오히려 화석연료 의존도가 높은 한국전력공사의 지분을 늘리려 하고 있다.

국민연금은 기후위기에 대한 공감으로 전 세계 금융권이 탈석탄 정책을 정교하게 수립하고 이를 따르는 대세와는 반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기후솔루션,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은 1일 공동 성명을 통해 탈석탄 선언과 그것을 무색하게 하는 후속조치와 한전에 대한 투자 계획과 관련해 국민연금을 비판하고 책임감 있는 역할을 할 것을 촉구했다.

국민연금은 전 세계에서 3번째로 큰 규모의 연기금이며 국내 주요 금융지주의 최대 혹은 2대 주주로서 시중은행들에 주주권 행사가 가능하고, 주요 기업들의 지분을 상당량 보유하기도 했다.

다시 말해서, 국내외 금융과 경제에 큰 영향력을 가진 기관이다. 국민연금은 국내 금융기관들이 중요한 정책을 설정하는 데 있어서 모범이 되며, 선행 사례로서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주는 역할을 하는 등 실질적으로 큰 영향력과 책임감을 지닌 곳이다.

전 세계 금융권이 기후금융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탈석탄을 비롯한 여러 기후 정책을 서둘러 도입하고 재빠르게 적용했다.

그러나 국민연금의 탈석탄 정책 확정은 선언 이후 1년이 넘어가며 매우 늦어지고 있다. 이런 와중에 석탄과 천연가스 등 화석연료에 크게 의존해 재무적 위기감이 고조된 한전 주식을 추가로 대량 구매하겠다고 나서면서 국민연금의 재무 건전성이 큰 우려를 받고 있다.

국민연금이 탈석탄 선언을 한 시기는 2021년 5월이다. 국민연금은 석탄 산업 등에 대한 투자를 어느 정도까지 제한해야 하는지 기준을 마련하기 위해 연구용역을 거쳐 가이드라인을 확정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1년이 지난 4월에서야 첫 용역결과가 보고됐고 여전히 최종 가이드라인 발표 일정은 알려진 바가 없다.

이런 와중에 6월9일 국민연금이 한전의 지분을 약 2200만주를 추가 취득하겠다는 계획이 알려지며 탈석탄 선언이 “말 따로 행동 따로”라는 비판이 나왔다.

예고된 한전의 화석연료 의존 리스크

한전은 최근 막대한 적자를 기록하며 도마 위에 올랐다. 화석연료 의존이 심했던 한전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연료값 인상으로 직격탄을 맞고 역대급 적자를 기록한 것이다.

정부는 전기요금 인상으로 대책 마련에 나섰지만, 한전의 재무 위기에 대한 해결책은 아직 요원한 상황이다.

막대한 적자가 누적된 한전 주식을 추가로 사들이려는 것은 국민연금의 기금 운용에 큰 리스크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전의 화석연료 의존 리스크는 이미 몇년 전부터 해외 금융권으로부터 예고됐다. 노르웨이 국부펀드는 2017년 한전을 투자금지기업으로 지정했고, 네덜란드 연기금 APG는 2021년 2월 한전 주식을 전량 매각했다.

국민연금은 수탁자 책임을 이행할 의무가 있고, 장기적으로 재무 건전성을 지켜 전 국민을 위해 안정적으로 사회보장제도의 역할을 해야 한다.

비재무적 관점에서 환경·사회·지배구조(ESG)를 따져 평가할 선관주의 의무도 이행해야 한다.

기후솔루션은 “인류 보편적 문제인 기후위기에 대응하고 국가적 과제인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서 국민연금은 탈석탄 선언에 걸맞은 국제적인 스탠다드에 맞는 가이드라인을 내놓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한전 같은 화석연료 자산 비중이 높은 기업에 투자하는 등 탈석탄 선언의 취지에 어긋나는 행보를 보여선 안 된다”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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