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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사업‧‧‧ 수천개 보 ‘기능 상실’, 수생태계 ‘최악’ - 관리 부족으로 파손‧방치 보만 5800개, 보 증가 시 어종 감소 - 수질 및 생태계 악화, 맹독성 녹조 발생, 홍수위 상승 지속
  • 기사등록 2022-07-08 01:2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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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대강사업을 착수한지 어연 14년이 지났지만, 긍정적인 효과보다는 녹조 현상,

       생태계 및 수질 저하, 주민 불만 등 부정적인 영향이 더 많이 노출되고 있다.  

4대강사업을 착수한 지 14년이나 지났지만, 여전히 부작용으로 몸살이다.


얼마 전 장마가 시작됐음에도, 낙동강의 거의 모든 구간에서 녹조가 발생했다. 4대강사업 이후 10여년째 악몽이 되풀이 중이다.

녹조는 4대강사업으로 전국에 약 3만4000여개의 보가 다량 설치되면서, 강의 흐름을 단절시켜 발생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실제 환경부는 2017년부터 2021년까지의 4대강 수문개방 모니터링 종합분석 결과 보고서를 통해, 4대강 녹조가 수문개방을 통해 대폭 완화됐다고 발표한 바 있다.

‘하천보’는 하천을 횡단해 설치함으로써 농어촌 용수 등 각종 용수의 취수, 수위 또는 바닷물의 역류를 방지하기 위해 물의 월류를 허용하는 시설이다. 문제는 이 ‘보’들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하천보 대부분이 농업용수 취수보로, 하천관리자 측면이 아닌 농업용수 취수용으로만 운영‧설계됐기 때문에 생태적 측면은 상대적으로 외면돼 왔다.

그 결과로 ‘녹조라떼’ 현상, 수질‧수생태계 악화가 4대강 전역에 전염병처럼 번져가고 있으며, 이는 곧 시민의 삶에 직결되는 농수산물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10여년째 4대강 악몽 되풀이‧‧‧

올해도 낙동강 전역 ‘녹조’, 설치된 보는 ‘기능 상실’

김성환 의원(더불어민주당)은 6일 열린 ‘자유롭게 흐르는 강 복원을 위한 토론회’에서 “4대강사업으로 흐름이 막혀버린 고인 강이 자정능력을 잃어버려 녹조를 증가시키고 있다”며 “농업용수를 공급하겠다는 명분으로 보와 같은 횡단구조물들이 설치됐지만, 결국 오염된 물로 사람이 먹을 작물을 키우는 꼴”이라고 4대강 대책 강화를 주장했다.

작년 10월 뉴스타파‧오마이뉴스‧대구환경운동연합 등이 조사한 바에 의하면, 낙동강 녹조 물로 키운 상추 가식 부위(상춧잎)에서 남세균(Cyanobacteria) 독소인 마이크로시스틴(Microcystin)이 67.9마이크로그램(µg/㎏ bw/day) 검출됐다.

마이크로시스틴은 청산가리 100배 이상의 독성을 지녔으며 국제암연구소(IARC)에서 잠재적 발암물질로 지정한 독소다. 해당 물질은 간 독성, 신경독뿐만 아니라 알츠하이머 등 뇌 질환을 일으키는 것으로 연구됐기에, 대중들 사이에서도 많은 우려를 낳았다.

더군다나 현재 우리나라 전국하천 2만9783km에는 3만3893개 횡단구조물(보 등)이 설치돼 있다, 하천 1km당 횡단구조물이 1.14개이나 되는 셈이다.

             7일 국회에서 열린 자유롭게 흐르는 강 복원을 위한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는 양이원영 의원(더불어민주당)  

환경부 물환경정책국에서 근무하는 이병훈 수생태보전과장은 “횡단구조물의 지속적인 증가로 ‘하천 연결성 단절’이 심각한 상황이 맞다”고 현실을 직시했다.

또 연평균 약 50개의 보 용도가 사라지고 있으나, 정부와 지자체는 별다른 관리를 하고 있지 않다. 이로 인해 2000~3000여개의 용도 상실 구조물이 하천에 방치되고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수질개선 및 생태계 회복 위한 거라던 4대강 사업

생태통로인 ‘어도’는 15.5%뿐? 보 증가 시 어종도 확연히 줄어

3만3893개 중 ‘어도’ 설치 구조물은 5231개뿐이며 이중 3812개마저도 개선 대상이라는 것도 문제다. ‘어도’란 하천에 서식하는 회유성어류 등 수산생물이 댐, 하굿둑 등 인공구조물로 막힌 공간에서 원활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인공적으로 만든 생태통로다.

즉 생태계 피해‧혼란을 방지하기 위한 어도 설치율이 전체 횡단구조물 중 15.5%에 불과하며, 그중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는 어도의 비율은 72.9%나 된다는 얘기다.

‘중소하천 보 처리 현황’을 발제한 권동식 (주)삼안 상무는 “하천보의 종류와 형식을 결정할 때, 반드시 수질 및 생태계에 미치는 변화 및 하상변동 등의 고려가 필요하다”며 “자연이 가진 다양성을 존중해 생태계가 고립되지 않도록 물과 강변 식물의 상호 연계가 구현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보에 따른 어류생태계 영향 또한 부정적임이 밝혀졌다. (주)엔솔파트너스 기술연구소의 인공구조물 조사 및 평가에 따르면, 국내 5대강 수계 중소하천의 경우 하천 횡구조물에 의해 어류다양도가 감소됐다.

한강은 1.6개/km 이상 시 어종이 감소했으며, ▷낙동강은 1.3개/km ▷금강은 2.3개/km ▷영산강은 1,2개/km ▷섬진강은 2.5개/km 이상 시 어종이 줄어들었다.

김재구 (주)엔솔파트너스 기술연구소 소장은 “1400여개 하천을 분석한 결과, 약 36% 정도는 연속성 확보가 시급하다. 그렇기에 수생태계 연속성 확보에 대한 지침서 개선이 더욱 필요한 상황”이라며 “보의 처리‧개선‧철거 후 개선, 유지 등에 대한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통해 강 복원을 진행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낙동강 상류 내성천에 건설한 영주댐은 녹조 때문에 무용지물로 전락했다.  

EU 2030 그린딜 전략에 ‘강 연속성 복원’ 내용 포함

프랑스 8153개, 스웨덴 1600개, 핀란드 450개 댐‧보 없애

2030 EU 그린딜 생물다양성 전략에는 ‘강 연속성 복원에 관한 정책과 계획을 강화하고 개선하기 위한 범유럽 서비스’ 내용이 포함돼 있다. 2021년만 하더라도 스페인은 108개, 스웨덴은 40개, 프랑스는 39개, 핀란드는 16개, 영국은 10개 이상의 댐 및 보를 철거했다.

지금까지 프랑스에서는 2425개의 완전한 둑 제거를 완료했으며, 부분적으로는 5728개를 진행했다. 또 스웨덴은 대부분 작은 보를 대상으로 1600개 이상을 제거했고, 핀란드는 최소 450개, 영국은 128개의 인공구조물을 없앴다. EU, 프랑스, 미국, 영국에서는 보 철거 및 관리 가이드라인까지 견고히 구축해놨다.

해외에서 둑을 철거하는 주요 이유는 어로 개선, 강의 연속성 복원, 상류의 자연하천 복원, 유지 보수 사항 감소, 홍수 위험 감소 등이다. 이미 전 세계적으로 댐과 보 등 인공구조물이 자연 생태계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인지하고 적극적인 대처에 나선 것이다.

김원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생태계 회복, 수질 개선, 홍수위 저감을 위해 보 철거‧대체‧통합 등은 불가피하다”고 강조하며 “하천 자연성 확보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보만, 최소한으로 유지해야 한다는 기본 개념이 확립돼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연간 100개씩 철거하더라도 300년 이상 걸리는 점을 감안해, 국가적 목표 수립 및 실행계획이 필요하다. 장기적인 실행을 위해 법 및 조직 개선, 예산확보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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