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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회용컵 무상 금지할 정책 결단 필요” - 제20차 환경정책심포지엄, 1회용컵 보증금제 실효성 논의 - 다회용컵 보증금제 등 장기적인 대안, 폐기물 정책 세워야
  • 기사등록 2022-10-02 01:2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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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회용컵 보증금제도가 제주, 세종 두 곳에서 먼저 시행된다.


제20차 환경정책심포지엄이 한국환경한림원, 자원순환보증관리센터(COSMO) 주최로 9월30일 오후 서울 엘타워에서 열렸다.

환경부가 자원순환사회를 위한 ‘법·제도적 기반 구축’, ‘폐기물 발생부터 처리까지 대전환 계획 수립’, ‘탈플라스틱 계획 수립’ 등을 성과로 강조한 가운데 이날 모인 전문가들 사이에선 그동안 이룬 성과보다 풀어야 할 숙제가 많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정선화 환경부 자원순환국장은 향후 정책 방향을 9가지(▷폐기물 원천 감량 ▷재활용이 쉬운 제품 생산 ▷순환경제 이행 기반 마련 ▷공공 수거 및 처리 책임 강화 ▷취약지역 배출 및 수거체계 개선 ▷광학선별기 도입 등 선별효율 개선 ▷고품질 물질 재활용 기반 마련 ▷미래폐자원 대응 체계 마련 ▷폐플라스틱 화학적 재활용 활성화)로 나열했다.

정 국장은 오는 12월2일부터 시행될 ‘1회용컵 보증금제도’에 대해 “회수해서 재활용 하는 활동을 통해 텀블러 등 다회용컵 사용을 촉진하는 정책 효과와 연계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환경부는 앞서 9월23일 1회용컵 보증금제 추진안을 발표했다. 제주, 세종 두 곳을 대상으로 우선 시행한 뒤 파악된 문제점을 수정해 점차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자원순환보증금액은 300원으로 정한다. 고객들은 카페 상표와 관계 없이 구매한 매장 이외의 카페에서도 1회용컵을 반납하고 300원을 돌려 받을 수 있다. 단, 시행 초기의 경우 브랜드 별로만 반납받을 수 있도록 하는 예외 조항이 추진안에 포함됐다.

1회용컵 보증금제도는 당초 계획보다 시행이 6개월여 늦춰졌다. 1회용컵에 보증금을 부여하는 ‘자원재활용법’ 개정안이 통과된 2020년 6월 이후 관련 시행령 개정과 집행 예고 기간을 모두 거쳤지만 시장의 반발이 컸다.

          9월30일 열린 제20차 환경정책심포지엄에 참석한 전문가들이 토론하고 있다. 


적용 범위가 프랜차이즈 카페에 집중된 한계가 있었다. 정 국장은 “프랜차이즈라는 이유로 먼저 규제 대상이 되는 것이 적절치 않다는 점주들의 목소리가 많았다”며 “1회용컵 인증 부착 라벨을 구매하고 반납하는 과정이 매장에 부담을 주는 구조였던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점주들 본인이 1회용컵을 택하지 못하고 가맹 계약에 따라 본사에서 공급된 컵을 사야만 하는 등 구조적 문제가 있다고도 했다.

당장 전국적 시행은 무리

KEI(한국환경연구원)가 올해 8월부터 한달간 일반시민 102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에 따르면 1회용컵 보증금제에 대해 “알고 있다”는 비율이 70%였다. 참여할 의향을 묻는 질문에는 82%가 “그렇다”고 답했다. 보증금 300원에 대해선 적절하다는 답변이 가장 많았으며(60%) 더 올리자(23%), 내려야 한다(17%) 순으로 뒤이었다.

1회용품 사용을 줄이는 방법으로는 ▷과대포장 금지·무포장 구매 확산 ▷다회용 포장용기 이용 ▷1회용품 사용 금지 ▷1회용품 유상 판매 등 여러 대안을 꼽았다.

플라스틱은 싸고 가벼워 폭넓게 활용돼 왔다. 당장 다른 물질로 대체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각계는 1회용컵 보증금제가 정착되면 해결될 수 있다는 식으로 간단히 볼 문제가 아니라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소라 KEI 연구위원은 “1회용컵 사용을 줄이도록 소비자의 행동 패턴을 바꿔야 한다는 차원에서 보증금 300원의 적정성 여부를 놓고 다양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1회용컵 보증금제가 잘 돌아가서 사용된 1회용컵이 회수되는 양이 많아 지는 것이 좋은 메시지일까”라며 “궁극적으로는 1회용컵 무상 금지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장용철 충남대학교 교수는 “향후 5년 안에 1회용컵을 아예 금지시킬 수 있는 정책적인 결단이 필요하다”면서 “오히려 다회용컵에 보증금을 둬서 반환하는 제도를 활성화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기영 서울공공투자관리센터 센터장은 “업계든 소비자든 보증금에 익숙해져 1회용컵 사용이 늘어난다면 플라스틱 대책은 사라지고 보증금제도와 관리기구만 남을 것”이라며 “재사용컵을 꾸준히 권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증금만 반환되고 혜택은 없다’는 반응도 나왔다. 소비자들이 지불한 돈을 되찾기 위한 수고로움만 있을 뿐 돌아오는 게 없다고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현명한 플라스틱 사용, ‘소비 실천’ 중요

하준수 (주)한국탄소중립평가 대표는 “탄소포인트제나 생활형포인트제 등과 연계할 수 있는 방안이 있다”며 “1회용컵 보증금제에 각 지자체가 적극 나설 수 있도록 국가 차원의 지역 장려금 지원도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김미화 (사)자원순환연대 이사장은 “누가 수거해서 처리할지, 필요한 인프라 구축에 누가 돈을 더 내고 덜 낼지와 같은 문제가 해결이 안 되는 것이 딜레마”라면서 “폐기물 정책이 맷집이 약하다. 정치적 판단이 개입되어선 안 되며 현재 주어진 상황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의 발언에선 이해관계자 간 협력이 어려운 분위기도 감지됐다. 김평중 한국석유화학협회 본부장은 “플라스틱 산업의 경제적 영향과 재활용 산업의 경쟁력 수준 등 우리나라 여건에 맞는 협상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폐플라스틱 연대 협력’을 당부했다. 정부와 환경단체, 폐플라스틱을 수집해 자원화하는 전처리 및 유통업계, 이를 화학제품으로 재생산하는 제조업계가 뭉쳐야 한다는 내용이다.

환경부는 ‘플라스틱 전주기 발생 저감 및 재활용 대책(2020. 12)’을 세우면서 2025년까지 플라스틱 생산을 20% 줄이고 재활용률은 70%까지 키울 것을 밝힌 바 있다. 일단 오는 11월까지 1회용컵 보증금제에 관한 시행규칙 및 고시 등 제·개정을 진행한다.

김명자 한국환경한림원 이사장은 이날 기조연설에서 “피해자이자 가해자인 소비자는 현명한 플라스틱 사용을 실천하고 과학기술계는 차세대 플라스틱 개발의 성과를 내야하며, 산업계는 지속가능 경영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에는 “모든 주체가 참여토록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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