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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 친환경 도시’ 프라이부르크를 가다 - 작은 수로를 가진 독일의 환경 수도··· - 미래를 내다본 정책과 아이디어 엿보여
  • 기사등록 2022-10-10 02:3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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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시가 중심에 우뚝 솟은 종탑이 있는 프라이부르크의 대성당

친환경 도시로 유명한 독일 남서부지역 바트뮈르뎀베르크 주에 있는 프라이부르크는 인구 23만여명의 작은 도시다. 독일과 스위스, 프랑스 국경에 자리한 덕에 예로부터 교역의 중심지로 이름 높았다.

제2차 세계대전 중 80% 이상 파괴됐으며, 도시 재건 과정에서 자연과 환경을 지키는 것을 최우선으로 했다. 그 결과 프라이부르크는 전 세계적인 환경 생태 관광의 대표 도시로 성장하게 됐다.

토지 면적의 42.5%가 숲으로 둘러싸인 도시지만, 1960년대 말 환경오염으로 인한 산성비 때문에 나무들이 죽어갔고 원자력발전소 건설을 반대하는 과정에서 시민들이 환경에 관한 위기의식을 가지게 됐다.

특히 1970년대 초반 인근 지역에 원전이 건설된다는 소식을 듣고 시민들은 격렬히 저항하며 탈원전을 선언, 비폭력 저항 운동으로 결국 발전소 건설을 백지화했다. 환경에 대한 올바른 인식과 시민들의 사회적 참여는 친환경적인 방법으로 도시를 유지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

               프라이부르크 태양광 단지 /사진출처=프라이부르크 관광청

이곳은 20년 후 미래를 내다본 정책과 아이디어로 독일의 ‘환경 수도’라 불리며 전 세계 최초의 친환경 도시, 미래 도시의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탈원전 선언 이후 시민들은 원자력을 대신할 수 있는 친환경 에너지에 주목했다. 1979년에는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고, 태양광을 이용하는 주민들에게 지원금을 부여하며 시 차원에서 태양열 주택을 장려했다.

우리나라보다 적은 일조량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건물 외벽에 태양광 모듈을 부탁했으며, 교외의 뮌찡겐 지역에는 태양광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솔라 가든’이 즐비하게 자리 잡고 있다.

프라이부르크에선 주민 대부분이 자전거를 이용한다.

친환경 교통 정책으로는 보행자, 자전거, 대중교통이 편리하도록 설계했다. 환승 시스템을 만들고, 대중교통 요금도 인하했다. 자동차는 주거단지 입구 주차장에 세워야 하므로 자연스럽게 자전거 이용률이 높아졌다.

기차역에서 구시가로 들어오면 자동차의 흔적을 아예 찾아볼 수 없다. 시 차원의 자전거 우선 정책으로 자전거가 자동차보다 우선 돼 배기가스나 소음이 줄어든 것은 물론, 교통사고가 거의 사라졌다고 한다.

                              프라이부르크의 작은 수로 베히레(Bachle)  

프라이부르크에서 가장 눈에 띄었던 건 작은 수로 베히레(Bachle)다. 구시가 중심을 흐르고 있어서다. 폭 50cm, 전체 길이는 15km에 달하는 수로는 50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지고 있다. 목조 건물이 가득하던 중세시대에 화재를 진압하기 위한 소방 용수를 조달하기 위해 만든 것이다.

오늘날 베히레는 도시의 열을 식혀주는 역할을 한다. 아이들에게는 소소한 친환경 놀이터도 된다. 길을 지나다 보면 아이들이 수로 위에 나무로 만든 작은 배 모형의 장난감을 끌고 지나간다. 여행자들에게는 피로한 발을 쉬게 해주는 휴식처로 사랑받고 있다.

프라이부르크가 특별한 또 하나의 이유는 길에 수놓아진 모자이크 때문이다. 프라이부르크 주변 지역에서 채취한 돌로 만든 이 모자이크들은 상점의 성격을 나타내는 간판 역할을 한다. 매년 버려지는 간판과 현수막을 생각하면 참 좋은 아이디어다. 게다가 모자이크를 보고 상점의 성격을 맞춰보는 것도 하나의 재미다.

옷가게(왼쪽)와 서점(오른쪽)의 간판 역할을 하는 모자이크

폐기물 배출 방지와 재사용 원칙도 프라이부르크의 혁신 사례다. 폐기물도 종이·금속·플라스틱·유리를 별도로 수거했고, 바이오폐기물도 별도로 수집해 바이오매스 에너지를 만들어 전력을 공급했다.

덕분에 폐자원 재활용률은 2018년 기준 70%로 2020년 목표인 65%를 이미 초과 달성했다. 또 대형상점이나 길거리에선 재활용 기계를 쉽게 찾아볼 수 있으며, 사용한 컵이나 용기를 반납하면 보증금을 돌려받을 수 있다.

                                    친환경 종이를 사용한 과일 포장  

프라이부르크 내 상점에선 대부분 재활용 가구를 사용했다. 거리 곳곳에는 현수막 대신 버려진 종이나 나무갑판을 활용한 홍보물이 눈에 띄었다. 이 밖에도 다양한 업사이클링 제품을 구경할 수 있다.

프라이부르크를 떠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건 플라스틱을 발견하지 못한 점이다. 과일이나 음식도 종이 바구니에 담겨 있었으며, 빨대와 같이 어쩔 수 없이 일회용품을 사용해야 할 때도 작은 식당조차 종이 빨대를 제공했다. 도시 곳곳에 자연과 환경을 유지하려는 노력이 엿보였던 프라이부르크를 잊지 못할 것이다.

       프라이부르크에선 다양한 업사이클링 제품을 만나볼 수 있으며, 식당에선 최대한 

       일회용품을 사용하지 않고 어쩔 수 없는 경우 친환경 빨대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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