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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한반도··· 동·서해안 ‘연안침식’ 심각 - 주요 해변 54곳 조사 결과 18곳에서 2m 이상 침식사면 확인
  • 기사등록 2024-06-03 02:2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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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라남도 신안군 증도 우전 해수욕장 연안침식 현장(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 /사진제공=

             녹색연합


동해안과 서해안 주요 해변에서 연안 침식 피해가 심각한 것으로 확인됐다. 54개 해안 중 침식 사면이 2m 이상 발생하거나 해변 침식으로 인해 배후지가 직접적으로 포락 피해에 노출된 구간 18곳이 관찰됐다.


이와 더불어 34개소의 해변에서 저감 시설 설치 이후에도 침식 및 구조물 무너짐 현상이 발견됐다.

침식 피해 해변은 대부분 대형발전소, 항만 시설 등 연안 개발로 인해 인위적인 교란이 발생했으며, 기후변화로 인한 침식 영향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조사 지점 중 태안해안국립공원, 천연기념물,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 생태경관보전지역, 문화재보호구역 등 보호지역으로 지정된 지역에서 연안침식이 발생하고 있다.

녹색연합은 지난 2월부터 4월까지 동·서해안 54개 해변을 대상으로 연안침식 현장조사를 진행했다. 문헌조사와 위성지도를 참고해 동·서해안 해변 중 침식 심각지역을 선정하고, 지역 주민 및 전문가 자문을 통해 54개 해변을 대상지로 선정해 현장 조사를 진행했다.

조사 결과 18개 해안이 2m이상 침식 사면이 발생했거나, 해변이 침식되어 배후지가 완충 공간 없이 파랑에 노출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3개 지점은 해양수산부 침식조사에서 양호 등급으로 평가된 지점이었으며, 여러 차례 포락 피해가 발생했지만 별다른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

대표적으로 전라남도 신안군 증도에 위치한 우전해수욕장은 2000년대 초부터 태풍 및 고파랑의 영향으로 배후지에 위치한 소나무림이 포락 피해를 입고, 산책로가 무너지고 있는 상황이지만 수년간 방치됐다.

또한 저감조치 이후에도 침식이 계속되고 있는 해안 34곳이 발견됐다. 해안방파제 설치 이후 주변 연안에서 2차 침식이 발생하거나 시설물이 무너져 내린 구간도 발견됐다.

          우전 해수욕장 소나무림 산책로가 무너지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녹색연합


경상북도 울진군 구산해변은 제2차 연안정비기본계획 대상지로 선정돼 299억을 투입해 수중방파제 5기를 설치했지만, 설치 이후 남쪽 해안에서 침식이 가속화돼 해변 전체가 사라졌다.

인근에 위치한 경상북도 영덕군 백석해변에서는 해안선을 따라 호안 및 이안제가 설치됐지만 곳곳에서 관광시설 지반을 지탱하는 석축 호안이 무너져 내렸다.

침식 발생 지점은 대부분 대형발전소와 항만시설 주변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조사 구간 중 51개 지점이 인근에 관광시설, 항만, 발전소 건설 이후 침식이 극심해졌으며, 특히 동해안의 경우 대형 발전소 시설 인근 해변의 피해 정도가 가장 심각하게 나타났다.

안인석탄화력발전소 인근 염전 해변과 하시동 해변은 급격한 침식으로 해안선이 무너져 내렸다.

생태경관보전지역으로 지정된 하시동 해변은 해안 사구 안쪽까지 포락이 발생해 산책로가 사라지고 사구가 무너져 내렸다.


            생태경관보전지역 하시동 해변의 연안침식 현장 /사진제공=녹색연합


또한 삼척 월천 해변은 LNG 생산기지 건설로 인해 전체 해변이 사라졌다. 2017년부터 2천억을 투입해 일부 해변 복구 사업을 진행하였지만 복원은 불가능한 상황이다.

국내 연안침식 피해는 1980년대 후반 댐, 보 등 제방시설 건설로 인한 토사 공급량 감소와 어항방파제, 대규모 발전소 건설 등 해안돌출구조물 건설로 인해 파랑장과 모래 흐름에 교란이 발생하며 심화되기 시작했다.

이와 더불어 연안해안 배후지가 관광지로 개발되며 백사장 폭이 감소하고 바다모래 채취가 무분별하게 이뤄지며 침식이 가속화 되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연안침식은 관광지, 인근 민가 등에 침식, 침수, 풍수해 피해 등 재해 위험을 높이고 있다. 기후위기 적응 대책의 핵심인 재해재난 대비 차원에서 연안침식 대응이 필요하다.

             삼척시 문암해변 /사진제공=녹색연합


해양수산부에서 진행한 연안침식실태조사에 따르면 2022년 기준 국내 360개 해안 중 침식 우심지역(우려, 심각 단계)는 전체의 44.7%로 나타났다.

2004년 연안침식 모니터링이 법제화 된 이후 우심지역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해양수산부 조사 중 가장 오랜 기간 동일지점(250개소)을 모니터링한 2014년부터 2019년까지의 기록을 살펴보면 우심율이 43.6%에서 61.2%로 증가했음을 알 수 있다.

연안침식은 기후위기로 점차 가속화될 전망이다. 잦아지는 태풍과 고파랑의 증가로 유실 모래가 증가하고, 해수면 상승으로 인해 파도의 영향권이 높아지면서 침식률이 높아질 것으로 예측된다.

한국의 경우 평균 해수면 변동률(1993년~2020년)은 연간 3.28㎜/yr로 같은 기간 전지구 평균 3.2㎜/yr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영덕군 남호해수욕장 /사진제공=녹색연합


한국환경연구원은 2009년 해수면 상승에 따른 연안침식 연구를 통해 우리나라 평균 해수면 상승률이 지속 될 경우 해안침식률이 69.2%가량 증가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또한 전 세계적으로 태풍 발생빈도는 29.2%(RCP4.5)에서 57.5%(RCP8.5)까지 증가할 전망이며 강도는 27.9%(RCP4.5)에서 42.1%(RCP8.5)까지 강해질 것으로 예측되어 연안 침식이 심화될 것으로 예측된다.

해양수산부는 연안관리법 제21조에 따라 2000년부터 10년마다 연안정비계획을 수립해 침식 피해에 대응하고 있다.

 

            신안군 우전해수욕장 /사진제공=녹색연합


하지만 대부분 사후복구를 위한 해안구조물 건설에 예산과 정책이 집중되어 있는 상황이다. 제1·2차 연안정비계획을 통해 총 1조 1819억원이 투입됐고 제3차 연안정비계획을 통해 2030년까지 2조 891억원을 추가 투입할 계획이다.

해안구조물은 고파랑의 영향을 감소시켜주는 역할을 하지만 그 자체로 해수면을 상승시키고 고비용의 사후 관리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근본적인 해결책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태안해안국립공원 등 서해안 몇몇 지점에서는 대나무 모래포집기를 이용해 사구를 복원하고 콘크리트 호안 제거, 이용제한 구역 설정 등을 통한 친환경 복원이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이는 대상지의 환경에 따라 적용 가능한 구역에 한계가 있어 모든 연안에 적용하기 어렵다.

          태안군 운여해변(태안해안국립공원) /사진제공=녹색연합


전문가들은 각 연안에 맞는 해결책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지적하며 무엇보다 연안개발 및 모래 흐름에 대한 통합적인 관리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이와 더불어 연안침식영향평가를 환경영향평가 검토 항목에 추가하고, 침식 위험지역 주변은 개발 및 이용 행위를 제한하는 방안 등이 검토됐지만 정책적 진전은 없는 상황이다.

UN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를 비롯한 국제 해양환경 협약은 연안환경 보전을 기후변화 대응과 적응의 최우선 과제로 제시하고 있다.

2007년 IPCC는 기후변화로 인해 극심한 피해가 예상되는 5대 분야 중 하나로 연안해안을 꼽았다.

이는 수자원, 생태계, 식량, 보건과 함께 유일하게 지리적 공간이 채택된 것으로 연안환경이 급변하는 기후환경에 취약한 공간임을 보여준다.

이에 영국, 일본, 호주, 미국 등에서는 연안 환경 보전을 위해 각 지자체마다 연안보전계획 수립과 이행을 의무화하고, 연안 대상 건설 사업 인허가를 제한하는 등의 정책을 도입하고 있다.

          보령시 독산해수욕장 /사진제공=녹색연합


5월31일은 제29회 바다의 날로 해양수산부는 ‘국민에게 희망이 되는 바다’라는 슬로건을 제시했다.

제15차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총회에서 채택된 쿤밍-몬트리올 글로벌 생물다양성 프레임워크에 따라 우리나라도 해양보호지역을 30% 확대해야 한다.

녹색연합은 “구체적인 해양 보호구역 확대 및 관리 방안이 수립해야 하며, 이용과 개발에 치우쳐진 해양 정책의 변화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침식으로 나타나는 연안의 변화는 기후위기 시대 바다의 경고다. 무분별한 연안 개발과 기후위기로 인해 빠르게 변화하는 연안에 대한 정책적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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