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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철수 19일 대선 출마 선언또 타이밍정치… 文후보 확정 다음날 회견 예고
저서 출간·금태섭 회견 등 민주 이벤트마다 일정 겹쳐
뜸 오래 들여 피로감 누적… 지지율은 점차 하락세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19일 대선 출마 입장을 표명키로 함에 따라 안철수식 정치와 리더십의 실체도 본격적인 무대에 오르게 됐다. 그러나 그간 장기간의 안개 행보 여파로 '안철수 피로감'이 누적된데다 민주당의 이벤트 때마다 나온 깜짝 행보로 인해 안 원장을 선호해 온 야권 지지층에서도 '기묘한 타이밍 정치'라는 불만도 커지고 있다. 안 원장이 공식 무대 등장 이전부터 야권의 전통 지지자들을 애태운데다 일부 불신감마저 초래해 이들의 신뢰 회복이 과제로 떠올랐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장 민주당이 대선 후보를 확정 지은 이튿날 안 원장 측이 대선 출마 일정을 예고한 것도 '문재인 견제 타이밍'이라는 곱지 않은 시선이 나온다. 안 원장 측은 '민주당 대선 후보 선출 뒤 며칠 내 입장을 표명하겠다'는 예고에 따라 일정을 확정하자마자 공지한 것이란 입장이지만, 그간 이 같은 공교로운 타이밍이 한두 차례가 아니었다. 안 원장이 7월 19일 대담집 <안철수의 생각>을 출간한 시점이 민주당 예비 경선을 앞두고 문재인 후보의 지지율이 가파르게 상승할 때였다. 또 안 원장의 '힐링 캠프' 출연은 민주당 예비 경선 첫 합동토론회가 열린 날이었다. 최근 금태섭 변호사의 불출마 협박 폭로 기자회견도 문 후보가 야권의 상징적 지역인 광주ㆍ 전남에서 실시된 대선 후보 경선에서 승리한 날에 열렸다.

야권 일각에서는 안 원장의 출마 회견이 공교롭게 쌍용차 관련 국회 청문회(20일) 전날 열려 쌍용차 이슈가 묻힐 수 있다는 불만도 나온다. 공지영 작가는 이날 트윗터에 관련 글을 리트윗하며 "저도 깜놀, 소통을 하셔야 할 텐데"라며 우려감을 드러냈다.

안 원장 측은 "일정이 공교롭게 겹쳤을 뿐 오해에 불과하다"고 손사래를 치지만, 안 원장 측이 그간 알리고 싶은 내용만 알리는 일방통행식 소통으로 인해 '의도'에 대한 불신을 자초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예컨대 안 원장 측이 최근 박원순 서울시장과의 회동 사실을 곧장 알린 것도 그간 정치권 인사들과의 만남을 외부에 전혀 알리지 않았던 전례를 감안하면 특정 의도가 깔린 행태로 보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안 원장 측이 특정 시점을 정해 자신들에게 필요한 정보만 알려 왔기 때문에 그 의도에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게 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선 출마 여부를 두고 오랜 시간 뜸을 들인데다 이 같은 행보가 겹치면서 안 원장의 지지율은 점차 하락하는 추세이다. 특히 안 원장과 문 후보 간 야권 단일후보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안 원장은 '힐링캠프' 출연 직후에는 45.8%로 문 후보(31%)를 압도했으나 이달 들어서는 두 주자의 지지율이 뒤바뀌어 문 후보가 5% 포인트 이상 앞서고 있다. 윤희웅 한국사회여론조사연구소 조사분석실장은 "보수 성향의 유권자들이 문 후보를 선택하는 경향도 있지만, 야권 지지층에서도 안 원장에서 문 후보로 이동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며 "민주당 전통 지지자들이 안 원장을 경쟁자로 인식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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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2-09-18 19:5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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