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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양과 하천 오염, 악취는 심각한 수준 - 악취 경고 이미 빨간불은 들어왔다..곡물자급률은 24%인데, 축산업 허가제는 답일까?
  • 기사등록 2015-10-13 07:2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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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순환농업협의회(왼쪽부터 최홍림 서울대교수. 김용석 회장. 이부영 동북아평화연대 명예회장.농업법인 임성규 대표)자연순환농업은 가축분뇨를 자연정화한 액비로 만들어, 흙으로 돌려보내 토양을 살리는 것이 핵심이다. 곧, 가축분뇨를 흙으로 돌아가게 하는 것이 핵심이다. ‘인분과 가축분뇨를 흙과 섞는 자연정화에 의해 액비로 만들어서 농토에 돌려준다. 기름진 토양이 좋은 작물을 자라게 하여 이를 사람과 동물이 먹는다. 먹고 배출된 인분과 가축분뇨는 다시 농토로 돌아가서 작물을 자라게 하는 거름으로 쓰여지는 순환을 계속하는 것이 자연순환농업이다. 그 첫 걸음이 바로 자연정화에 의해 만들어진 액비다.’ 김용석 소장이다.

이 순환이 막히고 고이면서 많은 문제가 발생했다. 화학비료의 폐해와 농약의 남용뿐만이 아니다. 악취문제는 이미 심각한 수준이다. 2012년 10월 당시 김종수 안성시 축산과장이 자치안성신문에 기고한 글에는 이미 악취의 심각성이 그대로 적혀있다. 김 과장은 안성시를, 2,000여 축산농가가 전국 축산규모의 2%, 경기도의 13%를 차지하는 전국 1위의 축산시라고 소개한다. 그러나 2000년도 들어와서 급속한 도시화로 ‘주거환경과 개인행복 추구를 우선시 하는 주민의식의 전환으로, 축산업은 국민의 중요한 단백질 공급원이라는 필요성보다 악취, 환경오염, 지가 하락 등의 주범으로 인식, 외면 받고 있는 것이 오늘의 슬픈 현실’이라고 지적한다. 이로 인해 축산과 행정력의 70%가 축산악취 민원에 소요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러면서 ‘가축사육 제한조례’의 당위성을 조심스럽게 언급한다.

가축분뇨에 의한 악취의 적신호는 2013년 12월 전주MBC에서 방영하고, 이듬해인 2014년 4월 MBC전국망으로 방송된 '육식의 반란2 - 분뇨사슬’에서도 그 심각성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전라북도 지역을 취재한 결과, 악취 민원은 역시 끊이지 않고 있었으며, 토양과 하천 오염이 심각해지고 있었다. 지하수 오염도 심각한 상황이다. 네덜란드나 미국처럼 우리나라도 사육두수를 제한하는 것이 ‘해법’이라고 방송은 주장한다.

악취뿐만이 아니다. 축산분뇨의 하천 오염도 심각하긴 마찬가지다. 2012년 7월에 당시 이상팔 한강청장은 팔당호 유입 유량의 60%를 차지하는 남한강의 지류 청미천을 예로 들어, 낮은 하수 보급률과 축산분뇨로 인한 하천 오염을 언급했다. 2010년 기준 하수도 보급률이 47.4%밖에 안 되고, 남한강 하류 축산농가의 약 48%가 청미천에 집중돼 있다. 청미천 중·상류에 주로 분포하는 축산농가의 축산분뇨 배출시설은 총 2187개소에 달한다. 이들 중 당국에 축산분뇨를 배출하기 위한 시설을 신고하지 않은 미신고 시설만도 957개소나 된다고 한다. 결국 하천의 오염문제에도 가축분뇨의 처리 문제가 자리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 과연 농림축산식품부는 사육두수를 제한하고, 해양수산부는 가축분뇨의 해양투기를 금지하기만 하면 가축분뇨로 인한 악취와 토양 및 하천의 오염이 해결되는 것일까? 농림축산식품부는 2015년 2월 ‘축산업 허가제’를 확대한다고 발표한다. 그런데 이 발표는 2017년까지 가축분뇨공동자원화시설을 150개소로 늘린다는 또 다른 농림축산식품부의 계획과 아무리 조각 맞추기를 하려 해도 서로 맞질 않는다. 가축분뇨공동자원화시설이 제대로 된 것이라면 가축분뇨는 토양으로 돌아간다. 악취도 없다. 따라서 당연히 가축분뇨공동자원화시설이 늘어나면 축산업 허가제는 폐지해야 조각이 맞는 게 아닐까!

사육두수를 제한하면 또 다른 문제가 있다.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 곡물자급률(사료용 소비 포함)이 최하위다. 곡물자급률이 24%다. 이러한 상황에서 사육두수를 제한하면 서민들이 즐겨먹는 삼겹살도 전적으로 수입에 의존하겠다는 말일까?

한편, 가축분뇨공동자원화사업은 계속 난항이다. 평택축산농협이 평택시 오성면에 추진하고 있는 가축분뇨처리장 건립과 관련, 오성면과 고덕면 주민들이 ‘악취로 인한 고통’을 호소하며 반발하고 있다. 2013년 9월에 시작된 이 갈등은 금년 4월까지도 해결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김용석 소장은 평택의 사례가 보여주는 이러한 이유 때문에라도, 가축분뇨를 자연정화 하여 액비를 제조하는 기술의 전파와 액비의 보급이 시급하다고 보는 것이다.


현대화된 시설로 ‘두엄’을 재현

시범재배를 통해 검증된 액비 보급으로 도약 준비


더 이상 늦출 수 없는 문제였다. 김용석 소장의 발걸음이 빨라졌다. ‘포스트 이박’을 준비해서 자연정화에 의한 액비의 보급을 본격적으로 시작해야 했기 때문이다. 수천 년 전해 내려온 전통 농경 방식인 ‘두엄’을 현대 과학으로 재탄생시킨 액비다. 그 동안 안성과 청양, 논산 그리고 정읍에서 시범재배를 통해 이미 검증된 액비다. 그리고 근래 이천과 덕양구로 재배 면적을 늘려가고 있다. 김용석 소장이 ‘자연순환농업협의회’를 발족시킨 이유다.

2015년 5월 여의도 임시사무실에서 ‘포스트 이박’을 시작했다. 자연순환농업협의회 1차 모임이다. 그 동안 자연순환농업에 관심을 갖고 자연정화에 의한 액비의 제조와 보급에 매진했던 사람들이 뜻을 합쳤다. 김용석 소장을 중심으로 모였다. 9월에 창립하기로 결의했다. 김용석 소장은 이날 회장으로 추대되었다.

김용석 회장 체제의 출범이다. 창립을 위해 준비할 것이 많다. 그 동안 액비의 제조와 시범재배로 미루었던 일들이다. 자연순환농업의 이론적 근거가 된 토양학과 자연학에 대한 원론들의 번역 작업에 착수했다. 조호상 연구위원이 맡았다. 러시아 토양학자 M.M. 코노노바의 ‘토양유기물(1963)’과 일본 우찌미즈 마모르의 ‘물, 흙, 대기의 자연학(1985)’이다.

어느덧 과학이라는 이름으로 갇혀버린 화학비료와 농약의 패러다임에서 벗어나려면, 주어진 환경인 자연에 대해 관심과 애정을 갖고 있는 단체들과의 연대가 절실하다. 덕양구는 서울 인근에 위치하면서도, 아파트 형태의 밀집형 주거단지와 농지가 혼재되어 있어 도농복합도시로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이 큰 도시다. 김용석 회장이 특별히 관심을 갖고 있는 곳이다. 현재 그림팜 정영치 대표가 고양시 3,600㎡ 규모의 밭에 액비로 고추를 시범재배 중이다.

도시생할에 텃밭을 접목시키고 있는 에코11의 백혜숙 대표와도 협의 중이다. 협업체제를 맺어 액비를 보급할 좋은 협력관계를 맺을 수 있다고 본다. 귀농활동도 의미 있는 활동분야다. 특작물이나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농작물들의 경작을 위해 황폐해진 토양을 액비로 기름지게 해야 한다. 음식물 쓰레기를 자원화 하는 방향도 액비와 관련이 있다. 인분이나 가축분뇨 등의 유기물 대신에 음식물 쓰레기를 자연정화 한다. 토양의 미생물이 이 유기물로 부식물질인 액비를 만들어 낸다. 악취도 없앤다. 활동무대는 무궁무진하다. 가야할 곳도, 만나야 할 사람도 많다.

지난 5월 21일 서울 시내 음식점에서 의미 있는 모임이 있었다. 김용석 회장이 자연순환농업협의회의 출범과 창립 계획을 알리고, 향후 활동에 대해 의논하려는 자리였다. 그동안 자연순환농업의 당위성과 필요성에 대해 꾸준히 정계에 알려왔던 자연순환농업의 좌장 이부영 명예이사장. 부속실험농장을 운영하며 가축분뇨 자원화를 연구하고 있는 서울대 농생명공학부 최홍림 교수. 자연순환농업의 실현을 위해 애 쓰고 있는 농업법인 임성규 대표가 참석했다.

최홍림 교수는 현재 각 지자체 별로 시행하고 있는 광역친환경농업단지화사업이 의미를 가지려면, 참여한 업종들이 상호 협력관계이며 상호 이익을 주는 구조여야 한다고 지적한다. 단순하게 같은 단지에 지리적으로 위치하는 관계는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축산업과 농업의 협력관계를 시스템화 하려는 경축순환모범단지를 조성해서 운영하려는 계획을 갖고 있다. 바탕에 깔려 있는 것은 자연순환농업이다. 축산분뇨로 에너지를 발생시키고 나머지는 액비로 만들어 농가에 비료로 보내는 것이다. 경축순환모범단지가 조성되면, 현재 동남아시아의 농업연수가 네덜란드에 국한되어 있는 것을 우리나라로 돌릴 수 있어 우리나라가 동남아시아 농업연수의 중심지가 된다는 설명이다.

이부영 명예이사장도 자연순환의 문제에 관심이 깊었다. 강의 ‘보’가 물을 흐르게 하는 것이 세계적인 추세라면서, 4대강의 ‘보’도 물이 흘러야 한다고 말한다. 자연순환농업으로 파괴된 생태계를 복원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했다. 생태계의 파괴로 벌이 사라지고 있는 현실은 자연의 경고다. 최 교수의 축산분뇨 에너지화 계획을 높이 사면서, 독일의 바이오플랜트사업을 사례로 들었다. 지역의 소규모 플랜트들이 지역에 에너지를 공급하게 되면서, 2020년까지 원전을 중단한다는 중단기 계획으로 연결된다는 설명이다. 세계에서 중국과 일본 그리고 우리나라만이 아직도 중앙집중식 거대한 원전에 의존하고 있다. 극히 위험하다.

최 교수의 경축순환농업에 관심을 보이며 시범단지 조성을 위한 부지의 확보와 이를 위한 방법론을 제시한 건, 농업법인 임성규 대표였다. 경축순환농업이 결국은 자연순환농업을 정착시키는 일이라면서, 임 대표는 이러한 계획들이 국가나 지자체 차원에서 지원되지 못하는 현실에 대해서 우려를 나타냈다.

주어진 환경인 자연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자연순환농업의 실현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는 사람들의 뜻 깊은 자리였다. 참석자 모두 김용석 회장의 자연순환농업협의회 출범을 시의적절한 것으로 평가했다. 경축순환농업 시범단지 건은 별도로 더 협의하기로 하고 모임을 마쳤다.

김용석 회장은 액비의 보급 다음 단계를 위해 발걸음을 옮겼다. 화학비료도 농약도 없는 친환경 농작물을 생산해서 이를 고가의 구매자와 연결하는 일이다. 중요하다. 참 일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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