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 기자
그린피스 이현숙 캠페이너 <사진제공=그린피스> |
그린피스 주최로 21일 국회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시민단체와 산업계, 정치권은 한국경제의 신성장동력인 IT산업 분야에서 재생에너지 사용을 확대하는 것은 환경보호를 위한 당위적 선택이 아니라 경쟁력 강화를 위한 필수적 사항이라고 강조했다.
첫 번째 발표자로 나선 그린피스 이현숙 IT캠페이너는 “화석연료에 기반을 둔 산업은 국제 경쟁에서 도태될 위기에 처했으며 우리나라 IT기업들이 재생에너지 확대에 보다 적극적인 자세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IT분야의 데이터 사용량은 4000엑사바이트(1EB=10¹⁸바이트)를 넘어 2019년 1만 엑사바이트를 초과하고 전력 사용량 역시 매년 7%씩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2030년에는 데이터센터 운영에만 전 세계 총 전력의 13%가 소요될 것으로 예측된다.
이 같은 환경에 맞춰 글로벌 기업들도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세계적인 규모의 69개 기업들은 앞으로 사용하는 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공급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RE100’ 그룹을 결성했다.
WWF(World Wildlife Fund) 조사에 따르면 포춘지 선정 미국 100대 기업 가운데 53개 기업이 에너지 효율 증가와 재생가능에너지 사용을 통해 연간 11억달러의 비용을 절감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여전히 원전과 화력발전 중심의 에너지 공급 체제를 포기하지 않고 있다. 앞으로도 수십기의 화력발전소와 원전이 건설되고 있거나 추가로 만들어질 계획이다. 너무 낡아서 안전에 대한 우려 때문에 폐쇄되는 화력발전소에 비해 훨씬 많은 용량의 화력발전소가 더 건설될 예정이다.
기후행동추적(Climate Action Tracker)은 기후변화 대응에 소극적인 한국을 비꼬며 “세계가 한국처럼 대응한다면 지구온난화는 가속화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린피스가 주관하고 탈핵에너지전환국회의원모임, 김병관 의원이 주최한 재생가능에너지 포럼이 21일 국회에서 개최됐다. |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강용혁 책임연구원<사진=그린피스> |
선진국들은 재생에너지 확대와 에너지효율 증대를 통한 경제적 이익과 함께 일자리 창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데 성공한 것처럼 보인다. 반면 한국에서 재생에너지 확대는 여전히 ‘손해’라는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화력발전소와 원자력발전소 확대에만 집중하고 있다.
국내 신재생에너지 잠재량 <자료제공=에너지기술연구원 신재생에너지자원센터> |
재생에너지 확대 막는 님비현상
한편 그린피스는 다음 달 초 글로벌 IT 기업들의 재생에너지 현황을 분석한 ‘2016 깨끗하게 클릭하세요(Clicking Clean)’ 보고서를 발간한다. 여기에는 국내 기업을 포함해 미국 및 아시아 주요 IT 업체들의 성적 및 각국의 정책 등이 소개될 예정이다.
2009년부터 세계적 IT 기업인 애플과 구글,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 등은 100% 재생에너지 사용을 약속하고 실천 중이다. 국내 업체 가운데는 유일하게 네이버가 아시아 기업 최초로 100% 재생에너지 사용을 약속하고 로드맵을 만드는 중이다.
그린피스 이현숙 캠페이너는 “외국 기업이 한국에 진출해 재생에너지 분야에 투자하려 해도 정부 차원의 지원이 전혀 없고 직접 구매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라며 “한국의 제조업체가 살아나려면 재생에너지를 필요로 하는 실제 구매자와 공급자를 직접 연결시켜야 한다. 지금처럼 경매를 통해 가장 싼 가격으로 발전사에 넘기는 정책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한국에너지기연구원 강용혁 박사는 “독일의 재생에너지 확대의 가장 큰 요인은 주민들이 직접 토론해서 결정했다는 점이다. 반면 우리는 정부가 일방적으로 정하고 거기에 맞추는 방식”이라며 “재생에너지 보급에서 수용성, 즉 님비현상이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원전처럼 뭔가 보상을 바라는 문화·인식을 바꿔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