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CO₂ 흡수하는 콘크리트 개발 - CCUS 기술을 콘크리트에 적용, 1㎥ 레미콘에 1.0~1.8㎏ CO₂ 저장
  • 기사등록 2024-04-28 01:50:15
기사수정

           CO₂ 나노버블 배합수 제조 장치 /사진=한국건설기술연구원


한국건설기술연구원(원장 김병석, 이하 건설연)은 지구온난화의 원인 중 하나인 이산화탄소를 콘크리트 안에 저장하는 이른바 ‘나노버블을 활용한 CO₂ 먹는 콘크리트’를 국내 최초로 개발했다고 밝혔다.

콘크리트는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인공재료로서 연간 300억 톤 정도 생산되며, 사회기반시설과 도시화 수요로 인해 사용량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단일 품목임에도 불구하고 전체 온실가스의 5% 가량을 차지할 정도로 콘크리트 생산(시멘트 포함)과정에서 막대한 양의 이산화탄소가 발생한다.

        나노버블수를 활용한 CO₂ 먹는 콘크리트 기술 개요 /자료=한국건설기술연구원


CCUS 기술이란 온실가스 중 하나인 이산화탄소(Carbon)를 포집(Capture)하고, 이것을 활용(Utilization) 및 저장(Storage)하는 기술이며, 신기후체제에서 탄소중립을 위한 필수 기술로서 그 중요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

CCUS 기술을 콘크리트에 적용한 ‘CCU for concrete(이하 CCU 콘크리트)’ 기술은 CO₂를 콘크리트 생산에 활용해 기후변화에 영향을 주지 않는 콘크리트를 의미한다.

2021년 Nature Communications 저널에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CCU 콘크리트는 이론적으로 2050년까지 0.1~1.4 Gt(기가 톤)의 CO₂를 격리할 것으로 추정된다.

CCU 콘크리트는 포집된 CO₂와 콘크리트의 반응을 통해 미네랄화(광물탄산화)해 CO₂를 대기 중에 재방출없이 안정적으로 콘크리트 내부에 저장할 수 있는 유일한 기술로 알려져 있다.

일반적으로 콘크리트는 대기 중의 CO₂와 접촉해 내부의 pH(수소 이온 지수)가 낮아지면서 알칼리성을 잃고 탄산화반응을 하는 물질이다.

대기 중의 CO₂ 농도는 400㏙으로 매우 낮기 때문에 이러한 탄산화반응이 매우 서서히 진행되지만, 내구성이 약한 콘크리트에 둘러싸인 철근은 부식될 위험이 커질 수 있다.

그러나 CCU 콘크리트 기술은 고농도의 CO₂를 의도적으로 콘크리트 내부의 물질과 반응하도록 유도한다. 이러한 화학반응을 통해 CO₂를 강도증진 물질인 탄산염 광물로 전환시켜 콘크리트 내부에 영구적으로 저장한다.

결과적으로 탄산염 광물이 콘크리트 미세조직의 밀도를 높여서 일반 콘크리트보다 강도와 내구성이 향상된 콘크리트를 제조하는 것이 가능하다.

즉, CCU 콘크리트는 단순히 CO₂ 저장소로만 활용하는 것이 아니라 콘크리트 성능 향상 및 시멘트 사용량 감소 등 부가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어 시장 잠재성이 매우 큰 기술이라고 할 수 있다.

                  나노버블수. 일반적으로 나노버블은 눈에 보이지 않으나, 레이저(532nm, 나노미터파장) 

                  산란 현상을 통해서 가시적으로 확인 가능. /자료=한국건설기술연구원


이에 건설연 구조연구본부 연구팀은(팀장: 박정준 박사) 콘크리트로 만들어진 건물이 이산화탄소를 효과적으로 흡수하고 저장할 수 있고, 동시에 콘크리트의 압축강도 및 내구성도 향상시킬 수 있는 나노버블을 활용한 CO₂ 먹는 콘크리트‘CEC(Carbon Eating Concrete)’를 국내 최초로 개발했다.

일반적으로 콘크리트는 시멘트 가루와 물, 골재를 반죽해 혼합하는 방식으로 만들어진다. 연구팀은 나노버블을 사용해 일반 대기압 조건에서도 CO₂를 고농도로 저장할 수 있는 CO₂ 나노버블수를 개발했다.

‘CO₂ 나노버블수’란 다량의 나노버블이 존재하는 물에 CO₂가 고농도로 용해된 물을 말한다. 개발된 기술은 물(배합수) 대신에 CO₂ 나노버블수를 산업부산물과 함께 콘크리트 생산에 활용하는 제조 기술이다.

첨단 분석 기술(라만 분광법)을 통해 CO₂ 나노버블수 안에 존재하는 CO₂가 콘크리트와 화학적으로 반응하는 것을 검증했다.

개발된 기술은 1㎥의 콘크리트를 생산하면, 1.0~1.8㎏ CO₂를 콘크리트 내부에 직접적으로 저장할 수 있다.

이는 CO₂ 직접 주입 기술 분야의 세계 선도 기업인 캐나다 ‘카본큐어(Carbon Cure)’사의 직접주입법에 의한 CO₂ 저장량과 유사한 수준이다.

추가로 연구팀은 CO₂ 반응성이 높은 산업 부산물을 사용하여 시멘트 사용량을 절약할 수 있는 최적의 온습도 조건 및 배합기술을 적용한 ‘CEC’도 개발했다.

            CO₂ 양생 기술을 적용한 콘크리트 시험체. 콘크리트의 pH를 이용한 방법으로 보라색으로 

            변색되지 않으면 콘크리트가 탄산화된 것(CO₂ 흡수)으로 판단. /자료=한국건설기술연구원


개발된 CO₂ 양생 기술은 적은 양의 시멘트로도 콘크리트의 물리적 성능을 최대로 발현할 수 있다. 즉, 기존 증기 양생 기술에 비해 콘크리트 생산에 더 적은 에너지가 소모되며, CO₂ 양생 기법을 적용해 기존 대비 동등 이상의 압축 강도를 확보할 수 있다.

또한, 높은 CO₂ 저장 효율을 갖는 것이 큰 장점이다. 연구팀은 다양한 온도와 압력 조건의 CO₂ 양생 환경을 모사하기 위해서 국내 최대 규모의 콘크리트용 CO₂ 고온 가압 양생 시스템을 구축했다.

건설연 김병석 원장은 “개발된 기술은 국내 레미콘 시장에서 연간 50만 톤 이상의 CO₂를 감축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며, 원천기술의 상용화를 통해서 건설 분야의 탄소중립을 앞당길 수 있는 과학기술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성과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지원으로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의 주요사업 ‘친환경 Carbon Eating Concrete(CEC) 제조 및 활용 기술 개발 (2022~2024)’ 과제를 통해 개발됐다.

0
기사수정
  • 기사등록 2024-04-28 01:50:15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