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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5 남북공동선언을 기념하자고요? 천부당 만부당입니다. - 안녕하십니까? 서경석 목사입니다.
  • 기사등록 2016-06-20 08:2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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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석 목사6·15남북공동선언 16주년을 맞아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은 북한에 대한 제재 뿐 아니라 대화노력을 이어가야 한다고 한 목소리를 냈습니다. 이것을 보면 두 야당은 북핵폐기 의지가 없음이 분명한 것 같습니다. 북이 핵을 기정사실로 하고 대화하자는데 남이 이 대화에 응하면 사실상 북핵을 인정하는 것이 됩니다. 말로는 북핵을 반대한다면서 북과 무엇을 도모하려는 것 자체가 사실상의 북핵용인입니다. 두 야당은 대화를 주장하는 것을 통해 전 세계적 대북 경제제재에 초를 치고 있음을 알아야 합니다.

안철수의원의 “외부의 제재와 압박만으로 한 체제가 붕괴한 전례는 없다. 결국 제재의 끝에는 대화의 테이블이 놓여 있다"는 발언도 참으로 기가 막힙니다. 왜 전례가 없습니까? 국제사회의 제재로 이란은 핵을 포기했고, 미얀마는 민주화의 길을 택했고, 소련은 붕괴했습니다. 북이 제재를 못 견뎌서 핵을 포기하겠다면 당연히 대화의 테이블을 놓아야지요. 그런 것이 아닌데도 북과 대화하겠다면 그것은 북핵을 용인하는 행위일 뿐입니다. 북한핵과 같이 살려고 할 때에만 할 수 있는 행동입니다.

진짜 기 막히는 일은 국민의 당 박주선 최고의원이 6.15 남북공동선언과 10.4정상선언의 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6월15일과 10월4일을 국가기념일로 지정하라는 결의안을 제출한 일입니다.

6.15 남북공동선언은 너무도 문제가 많은 선언입니다.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를 영토로 하는 우리 헌법의 입장에서 보면 ‘남측의

연합제안과 북측의 낮은 단계의 연방제안이 서로 공통성이 있음을 인정하고 이 방향에서 통일을 지향시켜 나간다’는 6.15선언은 위헌으로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북한 조선노동당 규약이 "조선로동당의 당면목적은 공화국 북반부에서 사회주의의 완전한 승리를 이룩하며 전국적 범위에서 민족해방과 인민민주주의의 혁명과업을 완수하는 데 있으며 최종목적은 온 사회의 주체사상화와 공산주의사회를 건설하는 데 있다"고 하여 한반도 赤化를 최고목표로 명확하게 규정하고 있는 상황에서 고려연방제라는 북한의 적화통일방안을 긍정적으로 보고 대한민국의 유일합법성을 부정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6·15선언 당시 대다수 국민은 이 선언을 지지했습니다. 당시 우리국민은 북한의 실상을 잘 알지 못했습니다. 북한이 문제가 많더라도 우리가 열심히 돕고, 햇볕을 쪼이고 자유의 바람을 불어?으면 북한도 변화할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대다수의 우리 국민은 김대중씨의 연합제, 연방제를 거쳐 완전통일로 나아가는 3단계 통일방안을 현실적인 방안으로 생각했습니다. 멸공통일은 소수의견이었고 대다수는 북한과의 공존, 교류확대를 통일로 가는 길로 보았습니다. 게다가 지식인들은 이른바 수렴론(收斂論)으로 불리우는 ‘자본주의도 사회주의도 아닌 제3의 통일방안’을 추구했습니다.

저도 그런 부류의 한 사람이었습니다. 김대중대통령의 6·15선언을 열심히 지지했고 6·15선언으로 김대중대통령이 노벨평화상을 받았을 때에는 시민대표단의 일원으로 스웨덴, 노르웨이까지 따라가 크게 환영했던 사람입니다.

그러나 6·15선언 이후 16년이 지나면서 북한은 우리가 바라고 기대했던 북한이 아니었음이 너무도 분명해졌습니다. 3만명의 탈북자를 통해 적나라하게 알게 된 북한의 실상은 삼대세습을 하면서 3백만을 굶겨 죽이고 고모부 장성택을 죽이고 동족을 향해 핵까지 개발한 지옥의 나라였습니다. 이런 나라를 긍정적으로 보면서 대화로 통일하려했던 지난날의 생각은 끔찍하기 이를데 없는 것이 되고 말았습니다.

뿐만 아니라 6·15선언의 폐해도 심각했습니다. 북한은 6·15선언을 지난 60년간의 대남적화사업의 금자탑으로 여기고 기회있을 때마다 6·15선언을 내세워 ‘민족공조’를 요구하였고 국내의 종북좌파세력은 6.15선언을 반미자주화투쟁 및 국가보안법 폐지운동의 논리적 근거로 삼았습니다.

이제 6·15선언은 폐기되어 마땅한 위헌적 선언임이 너무도 분명헤졌습니다. 고려연방제를 좋게 보려 했던 옛 생각은 너무도 나이브했습니다. 그런데 이 기억하기도 싫은 6·15선언을 기념하자고요? 천부당 만부당한 일입니다. 10.4선언은 또 어떻습니까? 노무현대통령이 잔여임기를 두달 남겨놓고 정권이 넘어가기 전에 대못을 박자고 적장(敵將)과 NLL포기를 모의한 역적행위를 이제와서 기념하자고요? 천만의 말씀입니다.

국민의 당 박주선 최고위원은 나라망치는 일 좀 그만 하고 북핵폐기운동에 전념하기 바랍니다. 6.15선언이 국민으로부터 의미있는 선언으로 평가받기를 원한다면 먼저 북한을 핵을 폐기하고 인권을 존중하는 나라로 바꾸는 일부터 하십시오. 북한이 정상(正常)국가가 되기만 한다면 누가 6.15선언을 기념하는 것을 마다하겠습니까? 그러나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6.15선언을 기념하는 것은 북의 3대세습을 옹호하고 북핵을 용인하고 북한인민의 참혹한 인권유린을 외면하는 행위로 사람들에게 비쳐질 것입니다.

제발 두 야당이 국회의 과반수를 넘겼다고 섣불리 행동하지 말기 바랍니다. 국민은 당신들의 일거수 일투족을 눈을 부릅뜨고 지켜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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