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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조망에 둘러쌓인 DMZ지역 <사진제공=코리아DMZ협의회>
국제무대를 향한 DMZ 세계평화공원 구축 행보가 눈에 띄고 있다. 지난 2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생물다양성과학기구(IPBES) 아태지역 워크숍’에서 DMZ 지역 내의 생물다양성을 알리고, 세계평화공원 조성에 대한 국제사회의 협력을 호소하는 움직임이 나타났다.

DMZ 전체를 평화벨트로 만드는 DMZ 세계평화공원 조성 계획은 지난 5월, 박근혜 대통령이 미국 상‧하원 합동연설에서 DMZ 세계평화공원 구상을 밝히면서 처음으로 공개됐다. 이후 정부 차원의 빠른 후속 대책이 추진되기 시작했다.

당시 박 대통령이 밝힌 DMZ 세계평화공원 구상안의 핵심 키워드는 ‘평화’와 ‘생태’다. DMZ는 60여 년간 인간의 침입이 제한되면서 전쟁으로 인해 인위적으로 훼손됐던 생태계가 스스로 회복해 다양한 특성을 지닌 생태계로 변화했다.

전쟁 이후 남북이 대치하는 과정에서 군사적 필요성 때문에 부분적으로 손상된 부분도 있지만 전반적으로 DMZ는 희귀 동·식물과 어류가 서식하고 조류가 도래하는 자연생태계의 보고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수질, 대기, 토지 오염이 없는 청정지역인 것이 특징이다.

이런 이유로 DMZ 지역은 세계 어디서도 흔히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생물다양성을 가지게 됐다. 이곳은 3000종이 넘는 야생동물과 식물의 서식지로, 전 세계가 주목하는 환경과 평화의 상징이 되고 있다.

유라시아 생태축, 무진한 효과

이날 워크숍에서 서울대 김귀곤 명예교수(코리아 DMZ협의회 상임대표)는 ‘유라시아 생태축을 위한 IPBES 체제의 지역 간 해석(Inter-Regional Interpretation of IPBES framework for the Eurasian Ecological network)’이라는 주제로 기조연설에 나섰다.

환경부가 주최한 이번 워크숍은 일본 환경성, 유엔대학(UNU), 한국환경정책평가원, 아시아 태평양 지구변동 네트워크(APN) 등과 공동으로 개최했으며 일본, 중국, 인도네시아, 태국 등의 국내외 전문가 60여명이 참석했다.

김 교수는 유럽의 경우를 예로 들며 ‘유라시아 생태 띠 잇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생태 띠 잇기란 단절된 물길, 산길, 들판 길을 야생동물이 자유롭게 이동, 서식하도록 일정폭으로 연결한 것을 의미한다.

그에 따르면 유럽에서는 1995년부터 ‘범유럽 생태축’을 구축해 유럽 24국을 하나의 생태계로 엮어 관리하고 있고, 이는 유럽의 생태계 보전과 자연 지역 사이의 종의 확산은 물론 평화유지와 생태안보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

아울러 그는 유럽 생태축을 확대해 시베리아 생태축, 중국대륙을 포함하는 동북아 생태축, DMZ와 한반도 백두대간 생태축을 연결하는 ‘유라시아 생태축’, 즉 ‘슈퍼 생태 네트워크’를 제시했다.

김 교수는 유라시아 생태축의 효과로 ▷대륙 간 생태 관광 ▷바이오산업 개발 ▷생물다양성 및 생태계 서비스로 인한 녹색 일자리 창출 ▷생태안보에 따른 환경 복구비용 절감 등을 예상하고 있다.

DMZ 공원, 생태축 구축의 중심

이러한 유라시아 생태축 구축의 중점에는 DMZ가 있으며, 효과 극대화를 위해 세계평화공원이 조성돼야 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DMZ는 남과 북, 2개국 이상의 지역에 접해있으며 다양한 종이 서식하는 생물권 예비 요구 사항을 만족하는 영역이다.

또한 국가 경제·관광·문화적 조건도 갖추고 있는데다 이 지역을 중심으로 남북 공동 관리 계획을 수립할 수 있어 유라시아 생태축의 중점이 될 만한 조건은 다 갖췄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DMZ 세계평화공원 조성에 생물다양성과학기구의 협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DMZ 세계평화공원 조성 및 유라시아 생태축 구축을 위해 생물다양성과학기구 아태지역이 이 제안을 받아들였으면 한다”며 “미래 세대에게 남겨줄 자연의 위대한 유산인 유라시아 생태축 제안이 통과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덧붙였다.

단상에서 내려온 그는 “이제 DMZ 세계평화공원 구축에 관해 세계에 널리 알리고 홍보해야 할 때가 됐다”며 “생물다양성과학기구 아태지역 워크숍이 그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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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3-09-03 19:3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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