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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질1급이라며 수영대회 열린 석촌호수‧‧‧ - 물 정화에 ‘발암물질’ 사용? - 롯데월드, 수질 정화에 발암‧수생태계 교란 물질 ‘Alum’ 제품 사용 - “단기 홍보 효과에 생태계는 뒷전, 송파구 관리 태만도 문제”
  • 기사등록 2023-07-30 00:4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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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석촌호수에서 사용하는 수질 정화 물질이 IARC(국제 암 연구 기관)에서 발암물질

        Group1에 등재됐으며 수생태계 교란을 일으킨다는 연구 결과가 밝혀지면서 수생

        태계는 물론 인체에 심각한 문제를 발생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높다.  


1978년 6월에 축조된 217,850㎡에 달하는 석촌호수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석촌호수에서 수영하는 이색 스포츠 대회가 열리는 등 여전히 많은 시민들이 이용하고 있는 서울의 명물 인공호수다.

지난 7월16일 롯데월드타워와 송파구청이 함께 개최한 석촌호수 수영 행사 ‘2023 롯데아쿠아슬론’에는 작년보다 약 두 배 늘어난 800여명의 인원이 참여하며 많은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롯데가 석촌호수의 물 정화에 쓰는 물질들이 인체와 수생태계에 심각한 문제를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현재 석촌호수 서호는 롯데월드에서 관리하고 있으며, 수질 정화에 ‘Alum’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 이 Alum은 인간에게 폐, 방광 등의 발암물질로 WHO(세계보건기구) 산하 IARC(국제 암 연구 기관)에서 발암물질 Group1로 2012년 등재된 바 있다.

바로 옆 석촌호수 동호 역시 롯데물산에서 관리하며 젠스라는 회사의 바이오젠스, 나노젠스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 젠스는 롯데와 업무협약을 맺어 수질 개선 작업을 수행하는 업체다.

문제는 해당 제품들이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 등록제품이 아니라는 점이다.

우리나라 환경부는 물환경보전법을 근간으로 공공수역의 수질 관리를 위해 수처리제, 조류제거물질에 관한 규정 등을 둬 철저한 수질 관리에 힘쓰고 있다.

그러나 이처럼 석촌호수 수생태계에 유해한 알루미늄 화합물과 환경부에 등록되지 않은 물질 등을 사용해 정화작업을 하게 된다면, 수생태계를 혼란스럽게 만들 뿐만 아니라 수영 대회 등으로 시민들의 건강에까지 해를 끼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바이오젠스, 나노젠스가 든 물질을 호수에 붓기 위해 배 위에서 작업을 하고 

         있는 젠스 직원들의 모습 


석촌호수 수질을 관리하고 있는 롯데 측의 알루미늄계 화합물 사용에 대해서는 오래전부터 비판과 개선의 요구가 제기돼 왔다.

호수가 소재한 송파구의 의회 정례회의에서 김상채 전 의원은 “롯데 측은 석촌호수의 녹조 제거 등의 이유로 2015년부터 알루미늄계 화합물을 써 왔다”고 짚으며 “물고기와 같은 수생동물의 내분비계의 교란 등을 야기하는 방식보다 덜 유해하고 친환경적 수질 개선법을 실천해야 한다”고 전했다.

지금까지 알려진 바에 따르면, 롯데 측은 2015년에만 알루미늄계 화합물 2400리터(L)를 사용했으며, 수십년 동안 대규모의 화합물을 석촌호수에 부은 것으로 밝혀졌다.

‘알루미늄이 수생동물에 미치는 독성’에 대해 연구를 진행한 한양대 박찬진 생명과학과 교수는 최근 다양한 수생생물에서 알루미늄의 독성에 관한 보고가 증가하고 있지만 오염 현황 및 생태독성에 대한 연구가 많이 이뤄지지 않은 편이라고 밝혔다.

이어 박 교수는 “다양한 형태의 알루미늄 화합물은 수생동물에서 1차적으로 아가미기능을 방해해 생존을 위협하고 세포독성, 유전독성, 산화적 스트레스, 내분비계 교란, 생식 교란, 대사 교란, 항상성 교란 등의 독성 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산성조건에서 환경잔류농도 수준의 알루미늄 화합물은 어류에서 호르몬 농도 변화를 유발한다며, 알루미늄은 산성 및 염기성 조건에서 용해도가 증가하기 때문에 국내의 pH(수소 이온 농도)가 상승하는 호수나 강에서도 알루미늄의 독성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사료된다고 전했다.

        알루미늄 화합물은 산성 및 염기성 조건에서 용해도가 증가하기에 국내 호수나 

        강에서도 독성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 부유물질들이 석촌호수 위를 떠다니며 

        물을 더럽히고 있다.  


물 정화 관련 업계 관계자들 역시 이러한 점을 우려해 “공공수역에서 등록되지도 않은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고 담당자에게 전달했으나 제대로 된 답변을 듣는 것조차 매우 힘들다고 하소연했다.

반면, 롯데 측 관계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롯데 측은 “시민들에게 깨끗한 쉼터를 제공하기 위해 지난 2년간 지속적인 수질 개선에 힘쓴 결과, 호수 투명도가 0.6m에서 최대 2m까지 증가하는 등 수질 또한 1급수 수준으로 상승해 안심해도 된다”고 일축했다.

그런데 롯데 측 주장을 100% 신뢰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실제 석촌호수는 지난 2002년 5급수 수준에서 불과 4개월 만에 수질 1급수 판정을 받았으나, 직후 서울시립대에서 직접 물을 채취해 직접 조사한 결과 질소농도는 5급 이하이고 부유물질 농도는 2급수 수준이었다.

이러한 결과로 롯데는 홍보 효과만을 노린 단기간의 수질개선이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었다.

        석촌호수를 이용하는 시민들을 위해서도 수생태계와 인체에 유해한 약품을 쓰지 

        않고 친환경적인 방법으로 수질을 개선해야 생태계의 항상성은 물론 안전하고 쾌

        적한 삶의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 이러한 지적은 20년 전부터 제기돼 왔다.


송파구 담당자는 “조경시설인 공원연못은 여가를 위한 공간이므로 시민이 만족하는 수질 유지도 중요하지만 생태적 측면에서도 중요하게 고려할 것”이라며 “여러 가지 행사 등이 개최되는 만큼 인체에 해가 가지 않는지, 주변 환경에 오염을 가하지 않는지 꾸준히 모니터링하며 정화 물질의 유해성에 대해서도 검토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일본의 경우 미세조류를 활용한 바이오연료 생산기술을 개발하고 있으며, 비와호의 경우 생물학적 기법에 의한 생태계 보전 및 수질 개선에 조개를 활용해 식물플랑크톤의 소비 촉진을 통한 수질 정화를 도모하고 호소 생태계의 생물군집의 균형을 회복시켜 저질 환경 개선을 유도하고 있다.

이처럼 우리도 더 이상 수생태계와 인체에 유해한 약품을 쓰지 않고 친환경적인 방법으로 수질을 개선해야 생태계의 항상성은 물론, 안전하고 쾌적한 삶의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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