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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시골 학교 졸업식, 나는 희망을 보았다. - 주진만 목사(관서노회장, 총신대 운영이사)
  • 기사등록 2016-02-11 08: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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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립자 김영우 총신대 총장.2월 어느 날, 겨울 찬바람이 부는 이른 아침에 따스한 햇볕을 차안에서 느끼며 서울에서 고속도로를 달렸다. 내륙을 지나 서해안을 향해 한참 달리다가 한적한 시골 들판으로 들어가니 학교 건물이 눈에 들어왔다. 외형상으로는 그저 평범한 시골 학교였다. 화려하거나 크지도 않는 볼품없는 평범한 시골학교, 별 기대 없이 차를 주차하고 건물 안으로 들어가는 순간 교직원들과 학생들로 가득 붐볐다. 오늘이 이 학교 졸업식 이었다.

졸업식이 진행되는 강당으로 들어가니 이미 졸업생들과 학부모들로 가득 차 있었다. 비어 있는 좌석을 찾아 가만히 앉아 있으니 낮선 어른과 눈이 마주친 졸업생들이 인사하기 시작한다. “안녕하세요." 이런 인사에 익숙하지 않는 나는 어색하게 그 인사에 고개만 끄덕이며 답례했다. 이런 인사는 이 학교를 떠날 때까지 계속되었다. 이렇게 활짝 웃으며 낮선 방문객에게 인사를 잘하는 학교가 있을까? 참 신기하기도 했다.

시간이 되어 졸업감사예배와 함께 졸업식이 진행되었다. 눈이 반짝이는 졸업생들에게 롬1:16~17, 복음의 능력이란 제목으로 설립자(김영우 총신대학교 총장)의 간결하고 핵심적인 비전이 사랑을 듬뿍 담아 졸업생들에게 전해졌다. 마치 길 떠나는 사랑하는 자녀에게 작별하며 전하는 아버지의 간곡한 호소와도 같았다.

비닐장판에 스티로폼을 깔고 시작한 개교 초기에 열악한 시설 속에서도 설립자의 교육 비전을 믿고 자녀를 보내주었던 학부모들에 대한 감사, 이제는 경쟁률이 높아 오고 싶어도 오지 못하는 서천의 유명한 비전고가 되어 제11회 졸업식을 허락하신 하나님께 대한 감사가 이어졌다.

학생들의 우렁찬 찬양으로 졸업식이 이어졌다. 졸업식은 마치 축제와도 같은 송별식이었다. 해밝은 얼굴의 졸업생들에게 축사자(최재수 전 서천교육장, 비전고 법인이사)가 등단하더니 당황스럽게 갑자기 졸업생을 일으켜 묻는다. “이 서천 공동체비전고등학교는 다른 학교와 무엇이 다르다고 말할 수 있습니까?” 남학생(정휘원)은 잠시 고민하더니 마이크를 잡는다. “이 학교는 저와 우리는 변화시켰습니다. 우리가 처음 입학 할 때와 지금은 우리가 봐도 너무 많이 변화되어 있습니다.” 모두가 이 남학생의 말에 공감한 듯 졸업생들이 일제히 박수로 화답한다. 뒷좌석에 앉은 부모님들도 “아멘, 아멘” 하며 눈물을 흘리기 시작한다.

아마도 자녀들이 학교를 통해서 몰라보게 변화되고 잘 자라줘서 흘리는 감사의 눈물임을 묻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이내 내 마음에 “아, 이 학교 뭔가 있구나. 좀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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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6-02-11 08: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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