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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선물’을 받고 있는 난민들. ⓒ선교회 제공해외선교

2015년 성탄절을 맞이하여, 수 년 동안 고향 땅 아늑한 보금자리를 나와서 타지에서 나그네의 삶을 살아가는 난민들과 기쁨과 감사의 마음을 나누고 싶어 선물을 증정하는 이벤트를 준비했습니다.

선교회 임원들의 지인들과 한국교회 및 미국의 한인교회들의 후원을 받아 모은 돈으로 장갑과 신발, 양말, 유아용품 등을 구입해 난민 아이들에게 성탄 선물로 줘서, 그들이 추운 겨울을 보다 따뜻하게 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에서 계획한 것입니다.

지혜와 아이디어를 주심에, 돕는 손길을 붙여 주심에, 또한 가장 필요했던 자동차도 마음껏 사역에 사용할 수 있게 하심에, 그리고 생각보다 많은 후원금이 모여 풍성하게 나눌 수 있었음에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원래는 우리와 교제가 있었던 디야르바크르(Diyarbakır), 샨르우르파(Şanlıurfa), 바트만(Batman) 등 터키의 동남부에 있는 난민촌을 방문하여 선물을 전달할 계획이었습니다. 하지만 터키 군대가 동부 지역에서 탱크와 장갑차를 동원하여 쿠르드족의 PKK 민병대원들을 소탕하는 군사 작전을 진행하고 있다는 뉴스가 들렸습니다.

실제로 100여 명의 민병대원들과 터키 군인들이 사망했으며 통행금지령이 내려지는 등 동부에 계엄령에 준하는 비상 상황이 발생하는 바람에, 원래 계획을 일단 보류하고 이스탄불 부근에 몰려 살고 있는 시리아 난민 아이들에게 선물을 나눠 주었습니다(최근 통계에 이스탄불에만 적게는 50만 명, 많게는 70만 명의 난민들이 살고 있다고 합니다).

위 사진처럼 루돌프와 산타 분장을 하고 선물을 전달해 주며 '메리 크리스마스'를 외치면, 시리아 난민들도 웃으며 '메리 크리스마스' 하며 화답해 주었습니다. 시리아 난민들은 전부 무슬림들이고 '메리 크리스마스'의 의미를 알고 있음에도 아무런 거부감 없이 받아들이는 것을 보고, 난민들의 마음이 점차 옥토로 변화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레팜선교회가 방문한 곳인 이스탄불 아시아 사이드에 사비하곡첸(Sabiha gökçen) 공항이 있고 그 근처에 투즐라(Tuzla)라는 마을이 있는데, 그곳에 많은 시리아 난민들이 무리를 지어서 살고 있었습니다. 이스탄불은 유럽 사이드와 아시아 사이드로 나뉘고, 그 기준은 보스포러스 해협인데 그 해협을 중심으로 왼쪽은 유럽 대륙이고 오른쪽은 아시아 대륙입니다.

낡고 오래된 집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마을이었는데, 원래는 터키의 한 기업이 그 마을을 구입하여 공장 건물을 지으려고 준비 중이어서 거의 모든 집이 비어 있는 상태였다고 합니다. 그런데 감사하게도 그 기업에서 시리아 난민들에게 임시로 그 건물을 빌려 주어서, 떠돌아 다니던 난민들이 비와 눈을 피할 곳, 머리 누일 곳이라도 마련한 상태인 것이죠.

위 사진은 무함마드라는 3살짜리 아이가 신발도 신지 않은 상태로 선물을 받으러 나온 모습, 아래는 신발을 선물로 받아 신고 있는 모습입니다. 이날 온도가 영상 2-3도까지 내려가고 영하의 날씨는 아니더라도 꽤 쌀쌀했는데, 신발도 못 신고 나온 무함마드를 보니 마음이 아파서 무엇을 줄까 생각도 하기 전에 신발부터 꺼내서 신겼습니다.

선물들을 구입할 때는 주로 실용적인 것들을 골랐는데, 특히 신발과 양말을 많이 사고 싶다는 감동이 생겨 그렇게 했었습니다. 실제 현장에 가 보니 대부분의 아이들이 오랜 난민 생활로 많이 낡아 해어지거나 끈이 끊기거나 밑창이 떨어지거나 잘려 나간 신발을 그대로 신고 있었고, 양말도 거의 신지 않고 생활했습니다. 실제로도 신발과 양말이 가장 인기 있는 아이템이었답니다.

이렇게 사비하곡첸 공항 근처에서 무리지어 살고 있는 시리아 난민 아이들에게 성탄 선물을 필요에 따라 나누어 주는 사역을 무사히 마무리했습니다. 하나님께서 많이 기뻐하신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하십니다.

앞서 설명드렸듯, 이들이 머물고 있는 곳은 기업이 공장을 지으려 낡고 오래된 주택들을 매입해 두었던 것을 임시로 난민들을 위해 무료로 빌려 주고 있는 상태라, 언제 그 회사가 난민들에게 집을 비워 달라고 요청할지 모르는 상태입니다. 이들이 지금 잠시 머물고 있는 집을 나오게 된다면 어디로 가게 될까요?

개인적으로는 이번 난민 사역을 시작하면서 하나님께 선물을 많이 받았습니다. 첫 번째는 2015년 연말 터키 한인회 송년모임에서 행운권 추첨 시간 중 제가 1등으로 당첨되어 55인치 커브드 TV를 선물로 받은 것입니다. 터키에 온 지 4년 동안 TV 없이 지냈는데, 저희 돈으로는 도저히 구입할 수 없는 것을 하나님께서 필요를 아시고 선물해 주신 것이죠.

그리고 동역자를 허락하셔서 외롭지 않게 사역할 수 있게 해 주시고, 후원하시는 개인, 중보하시는 개인, 교회, 그리고 전문 중보기도팀들이 선교회를 위해 후방에서 지원해 주시게 하셨습니다. 모든 영광을 하나님께 올려 드립니다.

마지막으로 난민 사역을 위하여 기도로, 홍보로, 물질로 계속 후원해 주실 개인과 교회를 찾습니다.

감사합니다. /원조수아 선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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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6-01-06 01:4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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