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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업 운행 첫날 출근시간대 한 편당 승객 10명도 안돼
환승할인 안되고 승객 수요도 없어…혈세만 낭비 가능성

경기도 용인경전철의 첫 상업운행이 시작된 29일 오전 출근시간에 맞춰 출발역인 기흥역을 찾았다.

분당선 기흥역과 만나는 경전철 기흥역의 역사는 '경전철'과는 어울리지 않을 만큼 크고 웅장했지만 역 구내에 승객이라곤 가끔 한두 사람씩 보일 만큼 한산했다.

전대·에버랜드역을 출발, 오전 8시1분 기흥역에 도착한 경전철에서는 승객 7명이 내리고 1명이 탑승했다.

3분 뒤 도착한 경전철에서는 2명이 내리고 6명이 탑승했으며 다시 3분 후 도착한 경전철에서는 5명이 내리고 7명이 탔다.

8시10분 기흥역에 도착한 경전철을 탔다.


기자를 포함해 승객이라곤 달랑 5명.

용인 세브란스병원에 가기 위해 탑승한 이근재(77.신갈동)씨 부부는 "보름에 한번 꼴로 병원에 가는데 경전철이 개통돼 한 번 타봤다"면서 "통상 20분 이상 걸리는 버스보다 경전철이 더 편리할 것 같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경전철은 강남대, 지석, 어정, 동백, 초당을 거치면서 승객이 한 명씩 탑승해 전체 승객은 10명으로 늘었다.

하지만 탑승객은 이들이 전부였다. 이후 8개 역을 통과하는 동안 단 한 명도 더는 타지 않았다.

둔전에서 직장인 1명이 내린 뒤 경전철의 유일한 승객은 기자 한 명뿐이었다.

철로 위를 빠른 속도로 달려 흔들림까지 주는 경전철은 마치 재미없는 놀이기구를 혼자 타는 듯한 착각에 빠져들게 했다.

승객도 없는 텅빈 경전철을 다시 타고 기흥역으로 출발했다.

둔전과 보평에서 2명씩, 명지대와 동백에서 1명씩이 탑승하더니 그게 전부였다. 총 탑승인원은 역시 7명에 불과했다.

무려 1조32억원이 투입된 경전철 승객이 마을버스 승객보다 적었다.

승객 김동식(68.용인시 포곡읍 영문리)씨는 "경전철은 환승할인이 안되고 65세 이상 노인에 대해 요금면제 혜택도 없다"면서 "버스를 타면 2천원에 서울까지 편히 갈 수 있는데 누가 값도 비싸고 시간도 더 걸리고 불편한 경전철을 이용하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경전철이 제대로 운영되려면 서울로 출퇴근하는 사람들이 이용해야 하는데 용인경전철은 노선이 잘못돼 앞으로도 가능성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최순임(58.여.처인구 고림동)씨는 "마을버스를 타고 1천100원이면 출근할 수 있는데 경전철을 이용하니 1천300원만 추가로 더 내는 꼴"이라면서 "앞으로는 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무료시승행사와 에버랜드 방문객이 반짝 몰린 주말과 휴일의 경우 경전철 승객이 무려 4만7천여명, 4만6천여명에 달해 용인시는 잠시 기대에 부풀었다.

하지만 첫 상업운행 결과 이같은 기대는 물거품처럼 사라졌다.

시에 따르면 이날 오전 5시30분부터 오후 3시 현재까지 전체 탑승인원은 고작 3천879명에 불과했다.

이날 오후 퇴근길 승객을 더해도 최대 1만명을 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용인시는 연간 295억원을 경전철 운영사인 ㈜용인경전철에 운영비로 지급해야 한다.

하루 탑승인원이 3만2천명일 것이란 경기개발연구원의 용역결과에 따른 것으로 경전철 1회 운행당 평균 80명이 탑승해야 한다.

이 경우 시는 연간 최대 150억원의 운임수입으로 얻을 수 있어 나머지를 예산에서 보전해준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이런 추세라면 하루 평균 승객이 1만명도 안돼 결국 시는 막대한 혈세를 추가로 투입해야 하는 상황이 초래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경전철 운행 첫날이었고 많은 비가 내려 아무래도 승객이 적었던 것 같다"며 "내년 1월부터 분당선과 환승할인이 되고 분당선이 수원역과 연계되면 승객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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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3-04-30 21: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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