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환경의날 특별기고] 국민과 함께 나아가는 탈플라스틱 사회 - 김승희 환경부 자원순환국장
  • 기사등록 2023-06-07 01:44:57
기사수정


                         김승희 환경부 자원순환국장 /사진제공=환경부

‘20세기 최고의 발명품’으로 불리는 플라스틱은 저렴할 뿐만 아니라, 뛰어난 가공성과 편의성으로 오랜 기간 사랑을 받았다. 2019년 기준, 4억6000만 톤의 플라스틱이 전 세계적으로 사용됐으며, 지금 추세라면 2060년까지 12억3100만 톤으로 늘어나리라 전망된다. 우리나라 역시 플라스틱 다소비 국가로, 1인당 연간 플라스틱 소비량이 132.7kg에 달한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일회용 플라스틱과 포장재 사용이 심각하게 늘었다.중요한 문제는 플라스틱이 버려지고 나서부터 시작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에 따르면 전 세계 플라스틱 재활용 비율은 9%에 불과하다. 플라스틱은 뛰어난 내구성으로 수백 년이 지나도 분해되지 않고 미세 플라스틱으로 자연계에 남는다.

시급한 환경문제로 부상한 플라스틱 오염 문제 해결을 위해 국제사회는 힘을 모으고 있다. 지난해 3월 유엔환경총회에서 170여 개국은 플라스틱 오염 문제를 다루기 위한 법적 구속력 있는 국제협약을 마련하기로 결의했다. 그리고 지난 5월, 프랑스 파리에서 유엔 회원국들은 플라스틱 사용 규제, 순환성을 고려한 제품 설계, 폐플라스틱 관리 등 협약의 핵심 내용에 대해 논의했다. 우리나라 역시 플라스틱 오염에 대응하기 위한 국제협약 제정을 적극 지지하고 회의에 지속 참여하는 중이다.

국내에서도 플라스틱 오염 해결을 위한 대응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 정부는 지난해 ‘전 주기 탈(脫)플라스틱 대책’을 수립해 정책 목표와 이행계획을 구체화했다. 아울러 생산부터 유통, 소비, 처분까지 제품 전 과정에서의 관리를 위한 ‘순환경제사회 전환 촉진법’을 제정해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다.

우선,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기 위해 다회용기 산업을 활성화하고 있다. 다회용기 사업자 지원을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했으며, 카페, 배달음식점 등 국민이 쉽게 이용할 수 있는 곳을 중심으로 다회용기 전환 경비를 지원하고 있다. 올해에는 다회용기 규격을 표준화하고 관련 기준을 마련하는 등 사업 효율을 높일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할 것이다.

제품 생산단계에서 환경영향이 80% 이상 결정되기 때문에 초기부터 재활용을 고려하는 것이 중요하다. 정부는 기업이 재활용하기가 쉬운 제품을 만들도록 평가하고 있으며, 내년에는 그 평가대상과 항목을 확대하여 실효성을 높일 계획이다. 또한, 올해부터 페트병을 생산할 때 폐플라스틱으로 만든 재생원료를 3% 이상 사용하고, 그 비율을 단계적으로 높여 나간다. 특히, 올해 상반기에 식음료 제조업체는 투명페트병 재생원료를 사용한 식음료 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하지만 플라스틱 폐기물을 줄이는 핵심 열쇠는 국민 참여에 있다. 지난 2월, 법 개정을 통해 무인주문기(키오스크), 배달앱에서 음식을 포장 또는 배달 주문할 경우 소비자가 일회용품 사용 여부를 선택할 수 있도록 기능을 도입했다. 아울러 다회용기, 텀블러 등 사용자에게 탄소중립실천포인트를 제공해 소비자의 다회용기 활용을 유도하고 있다. 특히 6월 5일 환경의 날을 계기로, 탈플라스틱 국민 실천을 확산시키기 위해 ‘바이바이 플라스틱(ByeBye Plastic) 캠페인’을 추진한다.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10가지 실천 수칙을 통해 불필요한 플라스틱 소비를 줄이고, 착한 소비를 확대할 수 있을 것이다.

“희망은 땅 위의 길과 같다”라는 말이 있다. 본래 땅 위에는 길이 없지만 지나가는 사람이 많아지면 그게 길이 되듯이 희망도 마찬가지란 뜻이다. 탈플라스틱 사회는 쉽지 않은 여정이나, 반드시 가야 하는 길이다. 우리 모두의 작은 실천이 모여 탈플라스틱 사회로 나아가는 희망의 길을 만들길 기대한다.

0
기사수정
  • 기사등록 2023-06-07 01:44:57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