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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포 소각장 토양정밀조사, 팔짱 낀 서울시 - 환경부 토양오염기준 완화 기다리며 시간 끌기··· 전형적인 꼼수행정
  • 기사등록 2024-03-11 08:2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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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강수 마포구청장이 지난 1월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소각 쓰레기 감량을 위한 마지막 정책 제안을 

        하고 있다. 기존에 소각장이 있는 마포구에 새로운 소각시설을 건설하는 것은 불공평하다며 반발하

        고 있다. 현재 서울에는 4개의 소각시설이 있는데 그 중 1곳이 마포구에 있기 때문이다. /사진=마포구


마포 소각장 인근 토양오염 기준 초과가 발견된 지역에 대해 서울시는 4월19일까지 토양정밀조사를 이행해야 하지만 현재까지 조사 이행은 물론 마포구청에 이행 협의 요청도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8월 마포구의 토양오염조사 결과 추가 소각장(신규 자원회수시설) 부지 및 당인리발전소, 월드컵공원 일대 등에서 기준치를 초과하는 불소가 검출됐고, 지난 10월 서울시와 마포구의 합동 재조사 결과에서도 역시 불소와 더불어 비소도 초과 검출됐다.

이에 따라 마포구는 서울시에 토양환경보전법에 근거해 토양정밀조사를 재요청한 상태다. 서울시는 법령에 따라 올해 4월19일까지 정밀조사를 이행해야 한다.

그러나 녹색정의당 장혜영 의원실이 서울시와 마포구청에 확인한 바에 따르면, 담당부서인 서울시 자원회수시설추진단은 여전히 정밀조사를 시행하지 않고 있으며, 아직까지(3월5일 기준) 마포구청과 협의조차 시도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장 의원은 “조사를 위해서는 명령권자인 마포구청과 이행기관인 서울시가 구체적 조사지역과 조사항목을 협의할 필요가 있지만, 정밀조사명령 요청을 받은 지 다섯 달 가까이 지났음에도 협의조차 시도하지 않는 것은 이행 의지가 없다는 뜻”이라고 비판했다.

서울시가 조사를 이행하지 않는 것에 이유에 대해서도 장 의원은 “서울시가 마포구의 정밀조사명령 자체가 부당하다고 여기는 것이 표면적인 이유”라면서도 “다른 노림수도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환경부가 추진하고 있는 토양 내 불소 정화 기준 완화를 기다리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9월 국무조정실 산하 규제심판부는 주택 건설 관련 민간협회의 요청을 받아들여 환경부에게 토양 내 불소 정화에 대해 새로운 기준안을 2024년 상반기까지 마련할 것을 지시했다.

장혜영 의원이 환경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환경부는 이에 따라 상반기 중으로 새로운 불소 기준을 마련하는 절차를 밟고 있다.

불소 법정기준이 완화된다면 소각장 인근 토양오염 결과를 회피할 수 있게 되고, 마포구의 정밀조사명령의 정당성도 약화된다.

토양오염 조사 결과 불소 검출량이 대부분 400~600㎎/㎏ 범위에 있기 때문에, 현 기준인 400㎎/㎏을 상향하게 되면 기준 초과를 회피할 수 있게 된다. 불소 기준은 20㎎/㎏부터 4000㎎/㎏까지 국가별 차이가 있다.

이에 대해 장 의원은 “전형적인 꼼수 행정”이라며 “환경부의 불소 규제 완화 자체의 적절성에 대해서부터 논란이 있는데, 서울시가 이를 활용해 소각장 주변의 토양오염 문제를 회피하고 추가 소각장 건립을 정당화하려고 한다면 이는 마포구민들의 건강권을 무시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서울시는 조속히 토양정밀조사 이행을 위해 마포구와 협의에 나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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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4-03-11 08:2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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