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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기독교총연합회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교인들이 2006년 서울 잠실 올림픽주경기장에서 첫 공동 부활절연합예배 중 찬송가를 부르고 있다. - 판매수익 둘러싼 갈등이 발단

단일 찬송가와 경쟁 두쪽 위기

한국 개신교계는 1983년 선교 100주년을 맞아 <통일 찬송가>(2006년 <21세기 찬송가>로 수정 증보)라는 단일 찬송가를 만들어 모든 교회에서 공통으로 사용해 왔다. 지금까지 30년 동안 이어온 이 같은 단일 찬송가 체제가 막을 내린다. 9월에 <표준 찬송가>(가칭)라는 새 찬송가집이 나오기 때문이다.

새 찬송가 출판 작업 중인 한국찬송가공회(비(非)법인공회ㆍ위원장 김용도 목사) 관계자는 29일 "늦어도 9월 중순 새 찬송가인 <표준 찬송가> 시제품을 내놓을 계획"이라며 "수록될 530곡의 선곡과 편찬을 마무리했으며 검수작업도 거의 마쳤다"고 말했다.


교단들의 반응도 나쁘지 않다.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합동 등 12개 교단장은 지난 달 말 만나 "<21세기 찬송가>를 포기하고 새 찬송가를 지지"하기로 했다. 지지 교단에는 예장 통합ㆍ대신ㆍ고신ㆍ합신, 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 기독교대한감리회(기감), 기독교대한성결교회(기성), 기독교한국침례회(기침), 예수교대한감리회(예감), 기독교한국루터교, 구세군대한본영 등이 포함돼 있다.

비법인공회측은 새 찬송가 제작 이유로 현 단일 찬송가인 <21세기 찬송가>에 함량 미달의 찬송가가 적지 않은데다 외국 찬송 21곡에 매년 4억8,000만원, 국내 찬송 15곡에 매년 9억원의 저작권료 지불하는 점을 들고 있다.

하지만 새 찬송가가 나오게 된 배경에는 한 해 200억원 가까운 돈을 벌어다 주는 찬송가 판매 수익 다툼이 자리잡고 있다.

개신교계에 따르면, <21세기 찬송가>가 판매 첫 해인 2007년 4월~2008년 3월에 390만권이 팔려 585억원 어치를 판매했다. 이후 매년 100만부 정도가 팔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당초 (재)한국찬송가공회(법인공회ㆍ대표 서정배 김춘규)가 대한기독교서회와 예장출판사에 독점출판권을 줬다가 두란노, 아가페, 성서원, 생명의말씀사 등 4개사와도 출판 계약을 하면서 불거졌다. 찬송가 독점판매권이 깨지자 대한기독교서회와 예장출판사가 이를 문제 삼아 비법인공회와 함께 법인공회를 상대로 2008년부터 12건의 민ㆍ형사 소송을 내며 진흙탕 싸움을 벌이고 있다. 새 찬송가는 '찬송가 장사'를 둘러싼 갈등의 부산물인 셈이다.

이와 관련, 미래목회포럼 대표 정성진 목사는 "찬송가를 둘러싼 싸움을 지켜보면서 참담함을 떨쳐 버릴 수 없다"며 "한국교회 연합의 상징이자 자부심인 단일 찬송가가 두 개로 나눠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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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2-08-30 20: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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