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세계물포럼] ‘물의 패러다임’ 기회가 왔다 - 과학·기술이 물 실행 위한 견인차 될 것
  • 기사등록 2015-04-16 18:36:25
기사수정
지난 4월12일 ‘제7차 세계물포럼’ 개막식에서 이정무 대구·경북 세계물포럼 조직위원장이 개회사를 하고 있다.(사진제공=세계물포럼 조직위)물 안건 조명해 국내 물산업 전환점 기대

물 문제 해결을 위한 세계 최대 물 관련 행사인 ‘제7차 세계물포럼’이 지난 4월12일부터 17일까지 400여개 세션이라는 역대 최대 규모로 대구와 경북 경주에서 열렸다.

특히 이번 물포럼은 올해 UN이 지난 2000년에 빈곤퇴치를 최우선 목표로 설정한 새천년개발목표(MDGs)가 마무리되고 Post-MDGs를 위해 ‘물’을 총망라한 안건들을 적극 논의하는 장으로서 의의가 크다.

‘실행’이라는 핵심 가치에 중점을 두고 개최된 제7차 세계물포럼은 각국 정부 수반과 장·차관, 국제기구, 민간전문가, NGO 등이 참석했으며, 일반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물 산업 전시회는 연일 성황을 이뤘다. 15일 현재 포럼 및 엑스포 등록자는 총 165개국 2만5000여명에 이를 정도로 그 열기가 뜨겁다.

남북 하천 공동 관리로 통일 물꼬
앞서 박근혜 대통령은 개막식에서 대구·경북의 국제 물 주간 창설과 체계적인 지원을 위해 역대 물포럼 개최국이 함께 참여하는 ‘월드워터파트너십’ 설립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또한 남북문제에 있어 남북을 관통하는 하천을 공동 관리해 통일의 물꼬를 트겠다는 의지를 보여줬다.

물 관련 전문가들은 ‘물을 위기 아닌 기회’로 인식하고 패러다임 전환을 공감하며 글로벌 협력, 충분한 지원체계, 거버넌스 구축이 필요하다는데 뜻을 모았다.

노벨상 수상자이자 세계응용시스템분석연구소 소장인 파벨 카바트(Pavel Kabat) 박사는 “물로 인한 영향은 일파만파로 퍼질 수 있기 때문에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하다”며 “과학기술에서는 선례가 없는 기회가 왔으며 이를 통한 다양한 방식의 파트너십을 구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한국수자원공사 최계운 사장 역시 “충분한 지원, 거버넌스가 구축되면 기존의 물 문제가 효과적으로 해소될 것”이라며 “글로벌 차원의 협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협력, 지원, 거버넌스 삼박자 중요
세계물위원회와 경제협력개발기구는 주요 물 관련 인프라 구축 계획을 추진하기 위해 민관 협력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시사했다.

세계물위원회 베네디토 브라가(Benedito Braga) 위원장은 “지난 10년간 물은 전 세계의 정치 어젠다로 높은 관심을 받아왔지만 물 관련 인프라에 대한 투자는 여전히 부족하다”며 “투자자, 은행, 경제 주체들, 그리고 정부가 모두 함께 새롭고 창조적인 방식으로 인프라 부족 문제를 해결해 나가야 한다”고 제안했다.

OECD 앙헬 구리아(Angel Gurria) 사무총장은 거버넌스 구축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물 관리 기관의 역량 강화, 투명성 제고 뿐만 아니라 OECD는 물 관련 재원 마련을 주요 안건으로 두고 발전시키는 정책을 개선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전 세계가 세계물포럼에 집중하고 있는 가운데 특히 금번에 처음 도입된 과학기술과정에 많은 관심이 쏠리면서 기술 공유를 최대 성과로 꼽고 있다.

세계물포럼 유치 단계에서 우리나라의 제안으로 새롭게 신설된 과학기술과정은 말 그대로 물 관련 도전과제에 대한 과학·기술적 측면을 강조하고 있다.

신설 ‘과학기술과정’ 백서 발간 등 주목

한국수자원공사는 ‘과학기술과정 백서’를 발간해 한국의 우수 기술력을 통한 새로운 물 관리 패러다임 제시라는 한 획을 그었으며 물 관련 석학 등 고위급 인사와의 토론을 통한 네트워킹의 장인 ‘CEO 이노베이션 패널’도 열띤 논의를 벌이며 성료됐다.

특히 우리나라는 스마트물관리 이니셔티브 전략 및 발전방향(Smart Water Management Initiative, 이하 SWMI) 관련분야 6개 세션 발표에 참여해 ICT(Information and Communications Technologies)를 활용한 물관리 노하우를 공유했다.

한국수자원공사 최계운 사장은 “개발도상국의 물 인프라 구축을 위해선 국제적인 지원이 요구되며 NGO, 다자간 개발 은행, 세계 및 아시아 은행의 참여와 협력이 필수적”이라며 “한국은 ICT를 전체 상수도 시스템에 적용한 스마트한 수자원 관리를 국제적 차원에서 확산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물산업 해외 진출 가시적 성과

한편 환경부 윤성규 장관은 “올해 3000여억원의 예산을 들여 대구에 물 산업 클러스터 단지를 조성하고 ‘수도기술발전협의회’와 ‘물산업협의회’를 발족할 계획”이라며 “물산업을 효과적으로 이끌어내겠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글로벌 물 기업들이 대구 물산업 클러스터 입주 의사를 속속히 밝히는 등 고무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

한국 물산업의 해외 진출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대구와 경북이 물포럼을 계기로 물 산업 중심지로 부상하자 총 12건의 양해각서(MOU) 및 의향서(LOI), 공동선언문 등 성과로 이어지면서 해외 판로개척에 가시적인 성과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청와대에 따르면 체결하는 주요 협약에는 ▷한·네덜란드 물 산업 협력을 위한 LOI ▷한·OECD 공동 정책연구 LOI ▷한·중·일 수자원장관 공동선언문 ▷공공시설물 안전진단 역량강화 MOU(인도네시아) ▷한·조지아 환경협력 MOU ▷한·파키스탄 환경협력 MOU 등이 있다.

또한 물포럼 전시회에서는 프랑스의 세계적 물 기업인 수에즈(Suez)와 아랍에미리트 물 관련 기업이자 글로벌 재생에너지 기업인 마스다르(Masdar) 등이 참여해 국내 업체들과의 교류를 한층 더 강화했다.

환경단체, 물산업화만 내세우고 있어

한국수자원공사도 수에즈와 국내외 물사업 공동 참여를 위한 협약을 체결한다. 프랑스·네덜란드·싱가포르·인도네시아·미국 등의 관계기관과 각각 맺은 수자원·상수도 협력 및 기술·인적 교류 MOU와 이집트 해안보호청과 맺은 농업용수분야 협력 MOU도 포함됐다.

일각에서는 ‘제7차 세계물포럼’을 두고 ‘물 산업 민영화’라는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환경단체는 물포럼이 지구촌 물 부족 해결이란 슬로건을 내걸었지만 실제로는 물 산업화에 방점이 찍혀 있다고 지적했다. 세계물포럼은 세계 물 정책을 다루는 논의의 장이지만 베올리아, 수에즈 등 초국적 물기업의 이윤창출 수단으로 활용된다는 것이다.

이에 녹색당은 성명서를 통해 물포럼은 노골적인 ‘물산업화’를 대안으로 내세우고 있고 대구·경북을 물 산업 선진도시로 만들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다며 물 민영화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6일간의 물의 올림픽 여정이 이제 머지 않았다. 물 관련 주요 안건들을 집중 조명했던 ‘제7차 세계물포럼’을 막바지 성과 거두기에 총력을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0
기사수정
  • 기사등록 2015-04-16 18:36:25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