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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심 창업주 율촌(栗村) 신춘호 회장 92세 노환으로 별세 - 장남 신동원 부회장이 경영 승계
  • 기사등록 2021-03-27 12:3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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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5년 농심 창업 후 56년간 이끌어..신라면 100여개국에 수출
농심 창업주 신춘호 회장. 농심 제공

농심은 신춘호 회장이 이날 오전 3시 38분께 지병으로 별세했다고 밝혔다. 신 회장은 최근 노환으로 서울대병원에 입원 중이었다.



1930년 울산에서 태어난 신 회장은 1965년 농심을 창업해 56년간 이끌어왔다. 농심 창업 후에는 신라면과 짜파게티, 새우깡 등 사랑을 받는 제품들을 개발했다. 신 회장의 역작인 신라면은 현재 전 세계 100여 개국에 수출되고 있다.



그는 1992년까지 대표이사 사장을 맡다가 농심이 그룹 체제로 전환하면서 그룹 회장직을 맡아왔고 최근 경영일선에서 완전히 물러났다.



지난 25일 주총에서 신춘호 회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하는 안건이 상정되지 않았고 신동원 부회장, 박준 부회장, 이영진 부사장이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신동원 부회장은 신 회장에 이어 농심을 이끌게 된다.



신동원 부회장은 농심의 최대주주인 농심홀딩스의 최대주주다. 지난해 말 현재 신동원 부회장의 농심홀딩스 지분은 42.92%



신춘호 회장은 롯데그룹 창업주인 고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의 둘째 동생이다. 1958년 대학교 졸업 후 일본에서 성공한 신격호 회장을 도와 제과사업을 시작했으나 1963년부터 독자적인 사업을 모색했다. 신춘호 회장은 산업화와 도시화가 진전되던 일본에서 쉽고 빠르게 조리할 수 있는 라면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당시 신춘호 회장은 “한국에서의 라면은 간편식인 일본과는 다른 주식”이어야 하며 따라서 “값이 싸면서 우리 입맛에 맞고 영양도 충분한 대용식이어야 먹는 문제 해결에 큰 몫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신춘호 회장의 브랜드 철학은 확고했다. 반드시 우리 손으로 직접 개발하여야 하며, 제품의 이름은 특성이 잘 드러날 수 있도록 명쾌해야 한다는 것 그리고 한국적인 맛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스스로를 라면쟁이, 스낵쟁이라 부르며 직원들에게도 장인정신을 주문하곤 했다.



신춘호 회장은 회사 설립부터 연구개발 부서를 따로 뒀다. 당시 라면산업이 궤도에 오르기 시작한 일본의 기술을 도입하면 제품 개발이 수월했겠지만, 농심만의 특징을 담아낼 수도, 나아가 한국인의 입맛에 맞는 제품을 만들 수 없다고 생각했다.



안성공장 설립때에도 신춘호 회장의 고집은 여실히 드러났다. 그는 국물맛에 혁신적인 변화를 이루기 위해 선진국의 관련 제조설비를 검토하되, 한국적인 맛을 구현할 수 있도록 턴키방식의 일괄 도입을 반대했다. 선진 설비지만 서양인에게 적합하도록 개발된 것이기 때문에 농심이 축적해 온 노하우가 잘 구현될 수 있는 최적의 조합을 주문한 것이다.



신춘호 회장은 브랜드 전문가로도 이름높다. 유기그릇으로 유명한 지역명에 제사상에 오르는 ‘탕‘을 합성한 안성탕면이나 짜장면과 스파게티를 조합한 짜파게티, 어린 딸의 발음에서 영감을 얻은 새우깡 등 농심의 역대 히트작품에는 그의 브랜드 철학이 반영돼 있다.



신춘호 회장의 대표작은 역시 신라면이다. 신라면은 1991년부터 국내시장을 석권하는 국민라면으로 등극했고 세계시장을 공략하는 첨병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신춘호회 장은 해외진출 초기부터 신라면의 세계화를 꿈꿨다. ‘한국시장에서 파는 신라면을 그대로 해외에 가져간다’는 것이다. 한국의 맛으로 세계인의 입맛을 충분히 만족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본 것이다.



신춘호 회장은 한국인에게 익숙한 맛을 라면과 스낵으로 만들어냈다. 그의 라면은 배고픔을 덜어주는 음식에서 개인의 기호가 반영된 간편식으로 진화했다.



고인의 유족으로는 부인 김낙양씨와 장녀인 신현주 농심기획 부회장, 세 아들 신동원 부회장과 신동윤 율촌화학 부회장, 신동익 메가마트 부회장, 차녀인 신윤경씨가 있다. 장례식장은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1호실이고 발인은 오는 30일 오전 5시다. 장지는 경남 밀양 선영이다.



농심 창업주 신춘호 회장 주요 연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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