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27일 ‘국회 스마트 물 포럼 창립총회’가 국회 헌정기념관 대강당에서 많은 사람들이 참여한 가운데 열렸다.ICT기반 소비자와 쌍방향 소통으로 물 복지 실현

급변하고 있는 기후변화가 우리나라 물 관리를 악화시킬 것이라는 전망에 따라 국내 물 정책의 새로운 패러다임 변화가 시급한 실정이다.

때문에 물 관리와 정보통신기술을 융합해 실시간으로 수자원의 상태를 확인·관리함으로써 체계적이고 효율적으로 공급하는 ‘스마트워터그리드’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와 관련, 국내 물산업의 현주소 점검 및 미래 발전방향을 논의하기 위해 ‘국회 스마트 물 포럼 창립총회’가 지난 6월27일 국회 헌정기념관 대강당에서 열렸다.

스마트 물 포럼은 국회와 K-water, 학계를 포함한 전문가들의 참여를 통해 차세대 물 관리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설립됐다.

이날 K-water 최계운 사장은 “우리나라는 물관리가 여러 부처에 나눠져 있고 상·하류 지역 간 갈등이 크다”며 “정확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통합적인 관점에서 물 관리를 실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봄에는 물 부족, 여름은 홍수에 더 ‘취약’

최근 전 세계적으로 태풍, 국지성 폭우 등으로 인한 홍수와 이상가뭄 등의 피해 사례가 급증했다. 이처럼 기후변화 시대에 물 관리는 국민의 안전은 물론이며 국가의 중요한 사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기후변화로 기온과 강수량이 현재와 다른 패턴으로 변화해 물 수급에 나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지역적으로 남부 지방은 물이 부족해지고 중부 지방은 증가하며, 계절적으로는 봄 강수량이 줄어들어 물 부족을 심화시키고 여름철은 오히려 증가해 홍수에 더 취약한 구조가 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세종대학교 배덕효 교수는 “기본적으로 우리나라는 물관리가 어려운 나라”라며 “연강수량의 2/3가 여름철에 집중되고 4대강 사업 이후 하천관리 방안이 미흡해 논란을 가지고 있다”고 꼬집었다.

또한 배 교수는 “물 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통합 물 관리를 위한 기본법을 제정해야 한다는데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며 조속히 법이 제정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스마트워터 그리드란 기존 물 관리 시스템에 첨단 정보 통신기술을 융합한 실시간, 지능형 물 생산, 배분, 관리 및 소비자와 정보를 공유하는 토탈 물 관리 시스템을 말한다. 아직 국내는 스마트워터 그리드의 정의가 정립되지는 않았으나 IT기반의 지능형 물 관리 연구가 최근 증가하는 추세다.

기술 선도로 세계 물시장 개척

스마트워터 그리드 염경택 연구단장은 “소비자와 물 정보를 공유함으로써 수돗물에 대한 신뢰성을 향상할 뿐만 아니라 정보통신 기반의 찾아가는 물 복지 문화 실현이 가능해 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염 단장은 “스마트워터 기술 표준화 및 해외시장 맞춤형 패키지화를 통해 해외시장 선점도 가능해져 세계 물 시장을 개척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배덕효 교수 역시 “스마트워터 그리드 기술과 같은 기후변화 수자원 적응 기술을 개발하고 그 기술이 해외시장까지 진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뜻을 같이했다

일각에서는 물 관리 정책이 물을 효율적으로 공급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물을 합리적으로 이용해야 할 것인가를 간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문현주 선임연구위원은 “소비자 입장에서 공급에만 주안점을 둘 게 아니라 스마트한 물 이용을 유도하는 것이 병행돼야 한다”며 “물을 어떤 방법으로 합리적으로 절약할 수 있는지에 대한 정보 제공이 없다는 것이 문제다”라고 말했다.

또한 국토연구원 김종원 선임연구위원은 “물 관리에 대해 중앙정부가 주도적으로 해왔기 때문에 지방 정부에서는 손을 놓고 의존하는 경향이 있다”며 “지자체의 참여가 적극적으로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내년 4월 대구·경북에서 세계 물 포럼이 열릴 예정이다. 이처럼 세계적인 행사를 앞두고 스마트워터 그리드 기술로 우리나라가 물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